경남산청.감암산(甘闇山 834m)상법교-금강폭포-병바위릿지-탕건바위-암수바위왕복-배너미봉-감암산-칠성바위-누룩덤-매바위- 대기마을8.5K(5H)

 

‘남명 조식’

예로부터 추풍령과 죽령을 있는 고개의 남쪽 땅을 ‘영남지방’이라 했고

그 영남지방을 다시 서울서 봤을 때 낙동강 동쪽을 좌측이라 하여 경상좌도,

서쪽을 경상우도라 했다

 

지금부터 약 500년전인, 1501년, 이 영남 땅 우도와 좌도에는 두 명의 걸출한 학자들이

탄생했는데 안동출신 퇴계 이황(1501~1570)과 합천 출신 남명 조식(1501~1572)이다.

 

두 사람은 매우 뛰어난 성리학자였지만 학문적 경향은 매우 달라서, 이황이 성리학 이론을

정교히 하여 개인 수양을 쌓는 공부를 중시한 반면 조식은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실천하는

삶에 더 비중을 두었다.

 

이황의 학문은 당대뿐 아니라 조선시대 내내 많은 선비들에게 영향을 주며 이른바 ‘퇴계학파’라는

큰 학맥을 형성했으며, 지금도 국내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심도 깊게 연구되고 있다.

 

남명 조식은 인간의 심성과 함께 성리 철학의 핵심 주제인 의리를 평생 동안 탐구하고

당대의 사회 모순과 정치 현실을 적극적으로 비판하며 선비의 길을 걸어갔던 선비 중의 선비였다.

 

제자를 가르치는데 있어서도 이황이 성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개인 수양을 쌓는 공부에 비중을

두었다면, 조식은 이론보다는 사회적 실천을 더 중시하여 제자들에게도 실천적 삶을 강조하여

많은 개혁가나 의병 운동가등이 배출되었다.

 

두 사람의 삶 중 어느 삶이 학자로서 더 올바른지는 쉽게 판단할 수 없다

남명은 유독 지리산을 좋아했다. 58세 때까지 지리산을 10여 차례 올랐으며 61세 때는

지리산을 동경하여 천왕봉 아래 ‘덕산’으로 거처를 옮겼다.

 

지리산은 실천적 유학자 남명의 사상적 고향이었다. ‘하늘이 우는’ 혼돈의 세상에서 울지 않고

의연히 서 있는 천왕봉처럼, 그는 우뚝 서서 의연히 버팀목이 되고자 했다.

 

남명은 지리산을 유람하면서 <유두류록/遊頭流錄)>이라는 유람록을 남겼는데 그는

이 유람록 끝에 ‘물을 보고 산을 보고, 그리고 사람을 보고 세상을 보았다.

'간수간산 간인간세/看水看山 看人看世'’라고 썼다.

남명의 이 여덟 자 짧은 구절은 오늘날 여행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남명은 덕산재에서 12년을 살다가 72세인 1572년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삶은 요란하지

않고 조용했다. 그러나 곽재우를 비롯한 많은 그의 제자들은 의병같은 실천하는 삶으로의 그의

가르침은 계속 천둥처럼 세상에 울렸다.

 

남명은 어느덧 지리산 천왕봉이 되어 우리의 스승으로 거기 그대로 있다.

의령 너머 ‘대의’ 인근에 그의 생가가 조성되었고, 중산리 오기전 시천면 덕산에 그의 기념관,

서당이 있고, 뒤에는 작은 부인과 묻힌 묘소가 있으며 천왕봉이 잘 보이는 덕산제도 있는데

봄이면 남명이 심었다는 홍매화가 아름답다.

 

이렇게 지리산이 품고 있는 산청, 거기에 또 다른 아름다운 산이 있다.

황매산을 가까이 둔 감안산....

이제 바야흐로 가을이 짙어가는 계절에 거기를 다시 걷는다.

무더위를 이겨낸 정겨운 님들이.....

▲시월이었다 어느덧...

 '경남 산청군 차황면 황매산로 980번길 13-3'

거기에 서고.

▲가을 내려앉은 노란 논밭을 오르면

이정표가 나타나고

툭툭 떨어진 밤송이가 발 길을 잡는다.

▲위에서 본 금강폭포, 긴 폭포는

가을 가믐으로 위용을 잃고.

▲아찔한 그 곳을 내려다 보기위해 갔지.

▲그리고 거기에 병바위가 있는데

'촛대바위'가 어울렸다.

▲무학대사가 어머니께 건넨 물병이라는 뜻의 병바위.

어머님이 목마를 때 언제든지 마시도록 잘 보이는 곳에 두었다는데

멀리 떨어진 상법마을에서도 보인다.

▲감암산의 모산인 황매산은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건국한 무학대사가 수도했던 곳.

▲붕어바위라고 하자. 

아래는 뭐라할까? 물개?  해태상이랄까?....

▲무학대사의 어머니에 관한 일화도 유명하다.

산을 오르내리던 어머니가 칡덩굴에 걸려 넘어지고

땅가시에 찔려 피를 흘렸으며, 

▲ 갑자기 나타난 뱀에 놀라는 것을 보고

무학대사는 어머니를 위해 산신령께 100일 기도를 드렸다. 

그 뒤 황매산에는 칡덩굴, 땅가시, 뱀이 없는 '3무의 산'이 되었다지.

▲투구바위라 할까? 그리스 병사가 쓰던,

아니면 손기정 선수가 받았던.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

내 마음에 솔직하지 못하다면

부끄러운 일이겠지만.

▲요즈음 천왕봉을 매주 가다싶히 하는

건아(?) 들...

비탐지역 산행은 거기서 부터 시작된다.

▲여기로 올라 병바위를 다녀오는 이정표지만

우린 대단했다. 병바위릿지를 했으니.

▲가을이 노란 색으로 내려앉은 들녘,

아득한 산 마루금들이

짙은 그리움으로 다가왔고.

▲어쩌면 인생은 연출이지

정해진 그림을 만들어 내고

최대한 밝게 웃으려 노력하는.

▲탕건바위라 했다.

돌고래 무리들의 재롱 같기도 했고.

▲금방 솟아 오를듯, 가오리 같았다.

억년 세월을 그렇게 폼만 잡는다.

 

▲착지력이 좋은 등산화

그래야 오늘 산행은 만킥하겠다.

너, 나, 우리들 처럼.

▲베트맨 바위라 하자.

조금 더 여유러운 사람, 조금 더 여유를 즐기는

그런 산꾼이 되자고 다짐도 하고.

▲남명은 지리산을 유람하면서

'유두류록/遊頭流錄)'이라는 유람록을 남겼는데 

▲그는 이 유람록 끝에.

'간수간산 간인간세/看水看山 看人看世'’라 했다.

▲  ‘물을 보고 산을 보고,  사람을 보고

세상을 보았다'라고...여행도 산행도 그게 목적이어야 한다.

▲가을, 산정에도 차가운 바람이 분다.

그리움이 충돌하는 계절이려니.

▲어떤 이는 외계인 바위라 했고

어떤 이는 여기에서 남근석 5개를 찾았다.

▲보이는 대로 보면 되는거다.

남근바위든, 대포바위든, 미사일 바위든...

이름을 특허청에 출원한건 아니니까

▲어디쯤인지 모르겠다

동행한 맨토께서 찍어준 장면.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바위가 일품.

이미 알려진 바윗 길도 있지만

숨은 곳도 있다.

▲항아리같은 바위위에 움푹패인 '금샘'은 말라있다.

금정산 산정에도 있었지.

▲어디를 봐도 우람한 산,

뚜렷한 길도없다

선답자들의 흔적을 찾아가면 되는 거니까.

▲가벼워야 해, 나이들수록

배낭도, 마음도, 몸도...

어려운 길을 가려면 더욱 그래야 해.

▲버스에서 3분 강의를 했다.

죽령-추풍령 이남을 '영남지방' 이라 한다는는 것.

▲그 영남 지방을 낙동강을 중심으로

동쪽을 서울에서 봤을때 좌측이라 '경상좌도'

서쪽을 우측이라고 '경상우도'라 했다는 것.

▲ 1501년 이 좌도와 우도에 걸출한 학자 둘이 탄생했는데

좌도 안동엔 퇴계 이황, 우도 합천에 남명 조식.

▲ 퇴계가 학문 중심으로 공헌하며

수 많은 제자를 배출했다면

남명은 생활 실천을 강조하여 행동하는 제자들이

의병에 이르기까지 배출되었다는 것.

▲저 멀리 구름 속의 천왕봉...

남명 조식은 지리산을 사랑하여 산청 덕산에

덕산제를 짓고 거기서 12년을 살다 거기서 죽었다.

▲그렇게 올라서면 삼거리를 만났고

즐거운 담소를 나눈다.

▲저 멀리 보이는 두 봉이 수리봉과 부암산(傅岩山695m).

황매산에서 흐르는 이 감암- 부암산 능선은 

합천 가회면 둔내리와 중촌리에 있는 산

▲그리고 저 아래에

양기 충만하다는 '암수바위'가 있다.

거기를 다녀오자 300m,  깊히 내려가 다시 올라야 했다.

 

▲ 배낭을 벗어놓고 알바까지 한 끝에

둘은 기어이 맨토와 거기를 갔다.

남근과 여근이 뭉쳐있는 형상... 다른 이들은 관심이 없나보다.

▲저 위 바위 꼭대기, 거기서 여기를 내려온 거다,

둘은 그렇게 남근, 여근에 관심이 많다.

펄펄 끊는 청춘이니까.

▲암수바위 탓일까?

'내려올 때보다 오를 때가 덜 힘든다'고.

▲그렇게 우겨보는 거다.

정말 그럴리야 있으랴만.

▲부암산이 속한 신등면의 원래 이름은 '단계'이다.

‘단계’는 고려 초 540년 단읍현을 현청소재지인 단계현으로 바꿔 부르면서

지금까지 1000년 동안 내려온 지명이다.

 

현재의 '신등'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저들의 편리대로 만든 지명.

▲이 '단계"는 500년 전 백의종군하던 이순신장군이 아침식사를 했다.

그는 정유년 6월1일 하동군 옥종면 정수리에서 출발해…

2일 아침나절, 권 도원수영인 단계천 변에 도착했다.

▲이제 감암산을 오른다.

황매산의 아들 산이다.

▲배너이 고개를 지나 만난 정상.

'감암'의 '암' 자는 바위암(巖)을 쓰지 않고

‘숨을 암’(闇)을 쓴다. ‘숨은 산’이란 의미리라.

▲감암산(甘闇山 834m).

황매산(1113m) 과 모산재 못지 않은 아름다운 조형성을 갖고 있으나

명성에 가려 등산인들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부분이 있다. 

▲거기서 밥상을 차린다

이 동네는 웬만한 레스토랑 '저리가라'다.

지나와도 '앉아 보라' 소릴 안한다.

▲여기 동네는 이미 빈 그릇이 수두룩...

내용보다 '주류'에 관심이 많은 동네.

▲여기는 산뜻한 여성동무들이 즐거운 자리.

여기에 앉았다. 불을 피워선 안되겠지만 갖은 양념까지 가져와 갈치찌개...

산정의 '얼큰'한  그 맛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여기서 상법마을로 원점회귀해도 되겠다.

우린 대기마을로 가야하지 않는가.

▲같이 앉아 밥을 먹었으니

더욱 친근 한 님들....

서 보시라 소리에 모두 예쁜척.

▲멀리 천왕봉...

그 능선의 아름다움은 멀리서도 빛난다.

한 달 반전 저기에 앉아 이 쪽을 바라보며 일출을 봤었지.

▲828고지...

'828고지' 류의 이름은

군사작전 이미지가 떠 오른다.

▲저 아래로 나타난 '칠성바위'

하늘에서 떨어진 일곱의 별을 이고 있는 바위.

▲앞을 보시오, 뒤로 서시오..

아니 거기말고 황매산 쪽을 보란 말이오....

셔터 힘이 아니면 어찌 아리따운 '처녀'들이 내 말을 들을까.

▲저기는 황매산(1108ｍ),   

산청군과 합천군을 경계하는 황매산은 5월 철쪽, 가을 억새로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든다.

▲ 앞서 출발하신 님들,

모산재까지 엄청 고생을 하셨을듯...

거기서 우측으로 '순결바위 코스'로 내려가는 거다.

▲순결바위에 선,  조대호 고문님,

순결하지 않으면 바위가 '오므려 든다' 던가,

'버러진다' 던가?.

▲뒤로 우뚝한 코스는 순결바위 코스,

아래 칠성바위- 누룩덤 코스는

우리가 하산 할 예정.

▲우리는 여기서 대기마을 방향으로 가려한다.

조심조심.

▲칠성바위,

하늘에서 떨어진 일곱개의 돌이 올려져 있다.

거기에 올라 여기를 본다.

▲그리고  용의 등 줄기 같은 능선...

그 아래에 누룩덤이 있다.

▲건너 아래로는 물개바위라 하자.

천상 회의실이라고 할까.

▲되돌아 본 길, 우측이 칠성바위,

그리고 여기로 온다.

▲여러 컬러의 형광펜처럼,

'천태만상' 바위 같이..

 

빛나는 사랑도 있고, 깊숙이 스며드는 사랑도 있는 거고,

보일락 말락 사랑도 있는거야...

▲상큼한 부사맛 사랑도 있고,

오렌지컬러 따뜻한 사랑도 있고,

 

번지는 사랑도 있고, 뚜렷한 자국의 사랑도 있는거라면

내게 스며든 사랑은 벅찬, 과분한 그것 이니까.

▲거기 있었다 '누룩덤',

술을 빚을 때 쓰는 발효제 누룩을 닮아  ‘누룩덤’

 

누룩을 쌓아 놓은 형상이란다.

술 좋아하는 이들이 붙인 이름이리라.

▲내가 발견한 19금급 '유두' 바위.

' 0 방'에 비하여 조금 작은게 흠.

▲‘누룩덤’

 집채만한 크기부터

빌딩 크기의 바위 더미 수 십개가 차곡차곡 쌓여

거대한 피라미드처럼...

▲거기에 하트바위가 있었다.

하트는 좋은 거니까.

▲그리고 누룩덤으로 올라갔다

다시 돌아 내려와야한다.

▲거기서 내려다 뵈는 하트바위,

 하트에 드러 눕는다.

▲거대한 누룩...

발로 밟는 누룩을 천상 닮았다.

▲거기를 지나가면

'사소한 실수도 큰 위험이 따른다는' 방송이 나온다.

그 안내 소리가 더 무섭다.

▲그 바위 틈을 통과하면 넓은

너럭바위가 나오고 천길 낭떨어지.

▲맨토는 벌써 저기에 서 있다,

거기 있으시오 내가 갑니다.

▲그렇게 달려가 설설 기어올랐다,

아찔한 가슴 떨림.

▲타이밍, 후들거려도 선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은 것,

고백은 아무리 늦어도 빠른거라 잖아.

▲좋아하기와 사랑하기...

좋아하는 건 머리로 하지만

사랑은 가슴으로 하는 것.

 

▲그래서 좋아하는건 이유가 있지만

사랑에는 이유를 붙일 수가 없는거야.

▲돌아 나올 때 그 섬틋한 방송이 또 나온다.

'작은 실수도 심각한....'.

▲그를 생각할 때 머릿속이 텅 빈듯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는다면 좋아하는 거고.

▲그를 생각만 해도 가슴이 뚫린듯 휑하다면

분명 그를 사랑하는 거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뭘하고 놀까 계획할 수 있겠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거야. 혼미하니까 그냥.

▲즐거운 일행,

가을이 가고 눈이 날리면

또 한 살이 대기 한 줄도 모르시고.

▲이번엔 내가 카메라 맨,

붙으시오, 떨어지시오

뒤로 가시고, 앞으로 좀 나오시오.

▲이제는 맨토는 바위만 뵈면 오른다.

같아 오르자고도 안하시면서.

▲자, 가방에 넣어왔다가 도로 갖고 가면 부정 탑니다.

다 꺼내시오, 육포를 먹는 모습은 다 비슷했다.

입을 옆으로 벌리고, 잇빨은 나온다.

즐거움도 같이 ...

 

▲다시 대기마을 길로 가는 길은

가파른 마사토...

조심조심했다.

▲어느 석공이 파낸듯,

저기도 금샘이 있구나...

▲뚝뚝 비가 떨어졌다.

가파른 길에.

▲갑자기 배가 아프다,

같이 좀 찍으시자 란 소리를 못들어

그런게 아닐테지.

▲거북 바위일까 고래바위일까...

그렇게 산행은 끝이난다.

▲목교라는 작은 다리를 통과하고.

▲묵방사 입구에 서면 대기마을로 접어들었다.

전원주택이 여럿 발 길을 잡고....

▲그렇게 산행을 마친다.

비오는 마을, 거기에서. 

▲ 비가 예쁘게 오는 썰렁한 오후,

산청 단성으로 되돌아 온 버스는 뜨거운 목욕탕에 멈추고.

▲한 시간 목욕만으로 훤해진 처녀 총각이 된듯한 일행은

여러번 갔던 성화식당,

불고기 석쇠구이집에 앉았지.

▲ 마음도 즐겁고 몸도 개운했고,

시간은 어디로 와서 언제 흐르는지 모르는

그렇게 행복했던 날...

▲황매산 언저리 감암산,  화강감 암릉 길에서

 아찔함과 즐거움을 같이 공유한 소중한 님들이

깊어가는 가을을 만킥했었지 아름다운 날에.

....................

가을꽃 / 정호승
이제는 지는 꽃이 아름답구나
언제나 너는 오지 않고 가고
눈물도 없는 강가에 서면
이제는 지는 꽃도 눈부시구나

진리에 굶주린 사내 하나
빈 소주병들고 서있던 거리에도
종소리처럼 낙엽은 떨어지고
황국도 꽃을 떨고 뿌리를 내리나니

그동안 나를 이긴 것은 사랑이었다고
눈물이 아니라 사랑이었다고
물 깊은 밤 차가운 땅에서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꽃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