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경남.부산.울산

영알!.운문산(雲門山·석골사~범봉갈림길~비로암폭포~정구지바위~천상폭포~상운암~운문산 정상~딱밭재~석골사(9.4㎞, 6시간)

산꾼 미시령 2023. 2. 27. 11:25

1994년 간행 되었으니 어느덧 30여년이 되어가는 유홍준의 나의문화답사기’ 2권에는 운문사에 관하여 50여쪽

긴 내용이 맛깔스럽게 서술되어 있다.

 

그 내용 중 운문사의 아름다움 다섯이 있는데 여기서 유홍준은

첫째, 거기에 승가대학이 있어 항시 사미니계를 받은 200여명의 비구니 학인 스님이 있다는 점을 드는데,

 

오랜 교수생활 경험으로 그는 학생들이 가장 예쁘게 보일 때가 1학년 2학기 첫 강의에서 보는 얼굴이라고

말하면서 1학기는 웬지 불안해 보이고, 2학년이 되면 점점 꾀가 나서 어진 빛이 가시기 시작하고, 3학년이

되면 알 것 다 알아 사람 질리게 한다면, 4학년이 되면 아쉼과 후회로움이 애잔한 눈빛으로 변한다 했다.

 

그래서 1학년 2학기가 아직은 선량하고 앳되면서도 뭔가 해볼 의욕이 빛나는데 운문사 승가대학

학인스님들이 사미니계를 받고 2년 남짓 되어 그 학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250명의 낭낭한 무반주 여성 합창 같은 장엄한 아침 예불을 들고,

셋째로,운문사로 들어가는 1Km 남짓 양옆의 늠름하면서도 아리따운 홍송,

그 솔밭을 이야기 한다.

 

네째는, 영남 알프스라는 높고 깊은 산속에 자리 잡았음에도 운문사는 넓은

평지사찰로 그 안온한 분위기 때문이고,

 

마지막으로, 일연스님이 삼국유사를 여기서 썼다는 점을 들면서 삼국유사는 인각사에서 발간되었지만

집필은 여기 운문사 주지로 있던 시절이라고 했다.

 

흔히 운문사로 하여 운문산을 오른다고 생각하지만 밀양시 산내면과 청도군 운문면을 경계하는

영남알프스  2봉 운문산(雲門山·1195)은 운문사에서 운문산과 가지산(1241)에서 흘러내리는 학심이골,

심심이골, 천문지골 출입을 통제했다가

 

운문산 생태·경관지역으로 재지정되면서 등산객의 출입을 철저하게 막았는데

그 때문이기도 하지만 청도보다도 밀양이 더 다양하게 오르는 길이 열려있다.

 

영알의 어느 마루금에서나 가지, 간월, 신불, 영축, 재약, 천황,운문, 문복, 고헌... 그리운 그 곳을

망연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몸도 마음도 홀연히 가벼워 지고 이상(李箱)의 표현대로

정신이 은화(銀貨)처럼맑아진다.

 

봄이 온듯하면서도 아직 아닌 계절에 그 길을 걷는다,

멀리서 보면 가지산 좌측 함지박 엎어 놓은듯 뵈는

그 운문산을....

영남알프스’!

누가 내게 영알코스중 어느 코스가

제일 좋더냐 묻는다면 어디를 답할까?

 

▲가지산(迦智山,1240m)을  가면 거기가 제일 인듯하고

배내봉-간월산 그 능선을 걸을 땐 거기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이 또 거기가 천하제일 인듯하다.

▲겨울이 끝나갈 즈음,

오늘은 석골사에서 운문산으로 걸어 보려고.

여기는 석골사 앞 석골폭포.

▲신라진흥왕 때 창건된 사찰...

내려올 때 들어가 보려고.

▲단풍철도 아닌데 주차하기가 힘들 정도..

자 천천히 걸어보는 거야.

▲석골사의 해설판도 들여다 보았지.

세월의 풍파를 이어온 역사가 위대했다.

▲내가 만난 영남 알프스..

배내고개에서 능동산- 천황산(天皇山, 1189m)- 재약산(載藥山, 1108m)을 걸어 재약산 넘어

사자평을 볼 대면 거기가 또 제일인 듯 하고.

 

 

 가을 다시 찾아갔던 신불산(神佛山, 1209m)- 영축산(취서산(鷲捿山, 1059m)를 잇는, 

이름하여 억새 바람길(4.4K)'!

난 거기를 단연코 영알중 최고의 길이라 말하겠다.

 

▲어느 해는 영축산- 신불방향으로 걸었는데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는 억새 햇살 풍경은 신불-영축 방향이어야 한다.

그 곳에 서면 유럽의 어느 지방에 온 듯 호쾌하기 그지없으니....

▲오늘은 석골사에서 운문산까지 5.1K,

운문산에서 딱밭재까지 1.8K,

딱밭재에서 석골사까지 2.6K 그렇게 9.5K를 걸어보려고.

▲ 뭐니뭐니해도 영알의 진면목은  바람에 흔들리던 억새!

억새는 처음 필적에는 황토색이었다가

엷은 황토색- 은색- 흰색으로 물결을 이룬다.

 

 

그 어느 색이라도 아름답기 그지없지만

궂이 최고를 꼽으라면 은색이리라

그래서 가을이면 그 은색 물결을 다시 보러 간다.

시리도록 파란 가을 하늘 지붕 아래 연가(戀歌)를 부른다.

세월은 가고, 또 봄은 오는 것을..

 

▲석골사에서 상운암 방향으로 오르다보면, 억산 갈림길,

팔풍재 갈림길, 범봉 갈림길..

여러번 만난다.

영남알프스는 알프스(취서산,신불산,간월산,천황산)

알프스(운문산,억산,구만산) 등으로 구분한다.

 

 

▲어느시절 석골사에서 딱밭재로 올라 -0.74K- 범봉- 1K-팔풍재-1K-억산

그렇게 걸어 봐야겠다.

▲영남 알프스는'하늘억새 길'이

5개 구간으로 조성되었다.

 

 배내고개~간월재(달오름길),

간월재~영축산(억새바람길),

 

영축산~죽전마을(단조성터길),

죽전마을~천황산(사자평억새길),

천황산~배내고개(단풍 사색길)..

 영남 알프스는 대장격인 가지산(迦智山,1240m)이

  양 어깨로 좌측으로는 운문산(雲門山, 1188m),

우측으로는 고헌산(高獻山,1032.8m)을 계급장처럼 거느리고 양 팔을 벌린 형상.

남쪽을 행해 두 팔을 벌려 우측손으로는

능동산- 천황산(天皇山, 1189m)-재약산(載藥山, 1108m)으로

 

▲좌측으로는 배내봉- 간월산(肝月山,1083.1m)/ 신불산(神佛山, 1209m)/

영축산(취서산鷲捿山, 1059m)으로 흘렀다.

 

 '그대 떠나고 난 뒤/

가을 겨울 봄 다 가도록/

외로웠지만/

 

 

그대 곁에 있던 날들도/

내 속에서/

 나를 떠나지 않은 외로움으로/

나는 슬펐다./ (도종환의 시 일부)

▲정구지 바위를 만난다. 우람한 바위도 많은데

옛날 마고 할매가 정구지를 앞치마에 담고가다 흘리고 가서

이름붙었다는 이 바위는 지도에도 나온다.

 

▲북쪽 골짜기를 오르는 탓일까

겨울의 자취가 여러 곳 남아있고.

▲비로암 폭포도 천상 폭포도..

아직 한겨울 모습.

▲오늘 유일하게 만나는 다리,

그래서 이 다리도 지도에 나온다.

▲여기는 돌탑군인가?

심한 오르막은 여러번 쉰다.

▲ 찬바람 골짜기를 오르지만

등줄기에 땀이 흐르고 .

▲여기가  천상폭포인가?

수십m는 될 그 곳은 하얀 미끄럼 틀처럼 뻗었다..

.무언가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찾은 사람들조차 나의 허전함을 달래주지 못할 때

 

그럴 때 몰려드는 고독감....

이런 풍광이 가슴에 들어올 때

한없는 평안과 위로가 몰려든다.

 

'그대만큼 사랑 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게 되면 내가 꼭 울게 된다....(김남조의 편지 일부).....

인생이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건

다행일 수도 있다.

 

 인생이 내 뜻대로 말고 다른 뜻대로 간다는 것은

누군가 내 뒤에서

나를 지지해 주고 있는 걸 거니까.

▲끝없는 너덜 길 같은 깊은 오름의 길은

햇살의 위로가 아니더면 주저 앉을듯.

한 겨울 같은 매서운 바람은

봄으로의 마지막 통과의례인가.

▲긴 텍의 길은

무상무념의 길을 걷기에 안정맞춤.

▲그 외로운 길에서 생각난 

이어령의 '나에게 이야기하기'..

 

'너무 잘하려 하지 말라하네/

이미 살고 있음이 이긴 것이므로../

 

 너무 슬퍼하지 말라하네/

삶도 슬픔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돌려주므로....

 

 너무 고집 부리지 말라하네/

사람의 마음과 생각은 늘/

변하는 것이므로.

▲그렇게 올라서면 '절해고도'란

단어가 생각나는 상운암.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석골사에서 2시간을 비지땀을 흘려야 도착하는  해발 1000m의 그 곳.

▲건너 억산방향의 조망이 아름답고

작은 텃밭도  일구는 너른 공터가 신기했으니.

▲오래오래 산 나그네들의

마음의 위로터였으면 좋겠다.

▲우측부터 범봉- 팔풍재- 좌측은 억산이겠다

딱밭재는 우측 봉 오르기 직전이었지.

▲상운암에서 능선까지 400m,

마지막 인내심을 시험했.

▲ 능선 3거리, 여기서 정상은 300m

비교적 편안한 오름.

 다시 여기로 내려와 딱밭재로 갈 것이야..

▲ 드디어 정상이 나타나고

총각시절 고속터미널에서

애인을 만난듯 반가웠으니.

▲아래는 산내면의 얼음골 사과단지,

건너는 천황산(天皇山, 1189m). 그 너머로 재약산(載藥山, 1108m),

좌측으로는 케이블카 상부정류장, 더 좌측은 능동산.

▲가까이 우측으로는 영남알프스의 대장 ,

가지산(迦智山,1240m).

▲중봉 너머로 배내봉- 간월산(肝月山,1083.1m)-

신불산(神佛山, 1209m)- 취서산(鷲捿山, 1059m)

그렇게 영남 알프는 그리움으로 흐른다.

▲바람 잔잔한 그 곳에 상양마을에서 오른 이들도 북새통.

오늘은 줄 서서 기다리자.

운문산(雲門山, 1188m)

그렇게 구름이 문을 이룬 산, 호랑이가 거한다는 호거산,

거기에 선다.

.

▲거기 햇살 좋은 산마루에서 요기를 하고

길을 떠난다..

▲ 어떤 이들은 수도권에서 내려와 석골사에서 출발

 운문- 가지- 배내봉- 간월- 신불-영취..

그렇게 종주하는이들도 있다.

▲ 가지산은 5.4K,

상양마을에서는 4.4K,  억산까지는 4.1K.

▲ 여기 산 우측 골자기로 운문사가 숨어있다.

운문사에서 여기로 오르는 길은

생태경관지역으로 통제다..

▲어느 시절 운문령에서 출발 상운산-쌍두봉-배넘이재-삼계봉-

내원봉-지룡산-복호산- 신원리까지

15K는  '돌아가실뻔' 한  고행길이었다.

▲남쪽을 향한 소나무,,

그 자태가 사뭇 경이롭다.

▲ 산죽이 양 옆으로 호위하는

능선 길은 걷기 참 좋았으니....

▲ 소박한 비로암봉,

내 이름을 새겨놓고 내 것이라 할까?.

소박한 스토리 텔링도 신화로 남겨놓고

▲틀린 길은 없는거야

조금 돌아가거나 되돌아오면 되는 거지.

▲그러고 나면 '딱밭재'

오늘 종일  딱밭재를 왜 '딱벌재'로 읽었을까?

누가 뭘 벌렸다는 전설이 있는가까지 생각했었으니...

참 형이하학 스런,,,

.

▲딱밭재는 이랬다. 운문산에서 안연하게 걸어온 여기

앞 거대한 봉을 넘어야 하는 건가 엄청 걱정했었다.

▲거기서 1.5K,

삼거리까지 갈지자 오솔길을

평화롭게 내려왔다.

 

▲그러고 나면 아침에 지났던 3거리...

여기서 석골사는 1.4K.

▲어떤 길을 가야 미래가 보이는 건데?

미래는 아무도 모르지

보이는건 과거만 보이는 거니.

▲무언가를 간절히 원한다면 꼭 해보느는 거야!

해보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 그러는게 나을테니.

▲ 이리 서 보고,  저리 서 보고

손을 위로했다 허리로 했다

하트를 그렇다가  .. 결론은 별 품없다.

▲석골사를 앞두고 하루를 위로하는듯

양탄자 처럼 푹씬했던 길...그렇게 하루는 저물어 가고.

▲ 어느 기회에 여기로 하여 딱밭재에서 좌측,

범봉-억산으로 걸어보려고.

▲ 소박한 천년고찰 석골사를 돌아보며

무언가를 손에 넣으려고

안달복달하던 시절을 반성했지.

▲ 이제 하나하나 떠나 보내는 거야  머리털도, 얼굴의 탱탱함도 점점 가 버리듯, 

 점점 친구도 보내고, 애인도 보내고 그러다가 눈도 보내고,

귀도 보내고 그렇게 세월을 따라가겠다.

▲그렇게 다시 찾은 영남 알프스 운문산...

그 곳에도 곧 봄바람이 불고

 

그리운 진달래도, 노랑섞인 연두의 잎새들도 온산 돋아나겠다.

바람따라, 그리움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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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살이/고복수

타향살이 몇 해 던가

손 꼽아 헤어보니

고향 떠난 십여 년에

청춘만 늙고

 

부평 같은 내 신세가

혼자도 기막혀서

창문 열고 바라보니

하늘은 저 쪽

 

고향 앞에 버드나무

올 봄도 푸르련만

버들 피리 꺾어 불던

그 때는 옛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