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제주도가 벌써 한참 봄을 맞이하고 있을 때
한라산은 아직 한 겨울이었다.
공항에 내리자 세찬 바람으로 정상이 통제되었다는 얼굴이 노래지는 소식..
할 수 없이 급히 일정을 하루 맞바꾸어 첫 날은 여행을 하고 둘째 날 한라산에 오르기로 했다
벚꽃, 목련은 벌써 떨어져 새싹이 무성한 날,,
사라오름은 꽝꽝 얼어 한 겨울 얼음판이 되고
정상 부근의 엄청난 상고대는 온 산등성을 백발노인처럼 흰 눈을 이고 있었다.
품을 파고들자 나무들이 거의 다 헐벗고 있었고,
세찬 바람에 한 겨울이라 하면 딱 좋았으니....
▲ 죽기전에 한번은 가 봐야 한다지 않는가!
한라산,백록담..
▲ 성판악(城板岳)
한라산 동쪽 사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성널오름'을 일컫는 한자 표기..
▲ 그 성널오름의 수직 암벽이 널빤지를 쌓아 만든
성벽처럼 보인다고 해서 '성널'로 불렸고,
한자로는 성판(城板)으로 표기됐다.
▲ 18명은 그렇게 나섰고.
▲ 4.1K를 평지처럼 걷다보면
1140m의 속밭 대피소
▲거기서 1.7K를 더오르면
좌측으로 '사라오름'이 있다
높게 오르는 왕복 1.2K...당연히 다녀와야지...
▲ 산정에 물이 괴여 있다는게
참 신기했지.
▲ 반 바퀴를 돌아 전망대에 오른다.
▲ 전망대에서...
돈내코 코스등 광활한 풍광이 보이고
▲ 가을. 그리고 늦은 봄에 한번 더 올까?
▲ 되돌아 나와 다시 오른다.
▲ 진달래대피소(1,540m)
구름이 모이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구름사이로 정상이 올려나보이고
▲ 조금씩 더해 가는 상고대
그리고 눈길....
▲ 막바지 길은 통천문을 오르는 지리산처럼
그렇게 힘이들었지.
▲ 잠깐, 아주 잠깐 조망이 열리면
여기저기 탄성이고.
▲ 눈을 뜰 수 없는 찬 바람,.
▲ 그렇게 장상에 섰다.
▲백록담(1,950m.)
흰사슴을 탄 신선이 사는 곳이라는 전설답게 백록담은 눈을
뒤집어 쓰고 있었다.
▲화산 폭발로 형성된 분화구 능선 둘레만 대략 1.7㎞,
화구호의 깊이 110m다.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신령스러운 곳이라 하여
영주산(瀛州山)이라고도 불렸다.
▲아무리 기다려도 백록담은 열려지지 않는다
진한 아쉬움.
▲ 잠깐, 아주 잠깐
속 눈섭처럼 꽁꽁언 백록담이 열리는가 싶더니
그것이 마지막이다.
▲ 잠깐의 이 모습을 허락지 않았다.
다시 안 올것 같아서인가보다.
▲ 관음사 코스 하산 길에 만난
별 세상.
▲ 장구목을 스치듯 지나고
헬기장을 지나 깊이 내려오면
옛 용진각 대피소였지.
▲ 이 대피소에서 왼쪽으로 바라보면
마치 왕관을 쓰고 있는듯한
'왕관릉'이 장관이다.
▲ 용진각 대피소에서 현수교를 지나 15분 가량 걸으면 만나는
삼각봉 대피소.
왜 삼각봉 대피소인지 금방 알겠다.
▲ 1982년,
전두환'각하'가 제주도에 온다고 경호를 한다고
악천 후로 비행기가 뜰 수 없는
악천후에 과잉 충성하는 '별'들이 명령 했겠다...
결국 공군 C-130와 함께 특전사 젊은이 53명이 전사했다.
잠깐 묵념을 올렸다. 아까운 청춘들,,,,
▲ 구린굴...
선조들의 얼음굴이란다 길이 440m
폭 3m의 천영굴은 천연기념물 제 452호 황금박쥐가 발견된다.
▲ 그렇게 '관음사탐방지원센타'에 닿으면
거기는 봄 이었다.
▲ 그렇게 아쉬운 1박 2일의 제주여행.
다시 공항으로 돌아오고
▲ 한번 더 한라산을 올려다 보았지.
그랬지 말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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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집/이종형
당신은 물었다
봄이 주춤 뒷걸음치는 이 바람, 어디서 오는 거냐고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섬,4월 바람은
수의 없이 죽은 사내들과
관에 묻히지 못한 아내들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아이의 울음 같은 것
밟고 선 땅 아래가 죽은 자의 무덤인줄
봄맞이하러 온 당신은 몰랐겠으나
돌담 아래
제 몸의 피 다 쏟은 채
모가지 뚝뚝
부러진
동백꽃의 주검을 당신은 보지 못했겠으나
섬은 오래전부터
통풍을 앓아온 환자처럼, 다만
살갗을 쓰다듬는 손길에도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질러댔던 것
섬, 4월 바람은 당신의 뼈 속으로 스며드는 게 아니라
당신의 뼈 속에서 시작되는 것
그러므로
당신이 서 있는 자리로부터 시작되는
당신이 바람의 집이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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