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시절 교양선택 과목으로 헬라어(그리스어. 희랍어라고도 부른다.알파.베타.
감마(α.β.γ)ᆢ
마지막 오메가(Ω ώ)로 끝나는 24알파벳으로 구성)가 있었다.
독일어가 어려워 절망 하는 것은 인칭에 따라 동사등에 격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인데
이 헬라어는 한 술 더 뜬다.
주어,동사, 형용사,부사..등 모든 곳에 격변화가 일어난다. 어렵다.
어느 날 내 옆 친구가 수업시간 딴 짓을 하다가 교수님에게 걸렸다.
'김00군! 익힘 7번 문제 읽고 해석해 봐'ᆢ
이 친구 당황하며 일어나더니 그래도 떠듬거리며 읽는다.
순간 난 도와주려고 자습서를 얼른 펴 연필로 7번 해석에 줄을 그어 그에게
내 밀었다. 이 친구 자신만만하게 7번 해석을 읽었다.
순간 교수와 몇 친구들이 까르르 웃는다. 그러나 많은 친구들은
왜? 왜?ᆢ벙벙 했다.
잠시 후 알아차린 것은 웃은 친구들은 해석이 되는 친구들이고
나를 포함해 왜? 왜? 두리번 거린 친구들은 해석이 안되는 부류였다.
그것은 내가 8과 7번을 줄을 그어야 하는데 9과 7번에다 줄을 그어 내민 거다.
지금도 생각하면 얼굴이 확끈거린다.
군인이 좋아 고교 시절부터 시간 나면 인천 맥아더 동상에 가서 하염없이 올려다
봤다던 그 친구는 그 후 종군하여 육군중령까지 올랐지만 도와 주려한 내 실수로
그 친구 별명은 지금도 '익힘 7번!'이 되었다.
우린 산행을 하며 종종 묻기도 하고 대답자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성실하게 대답한다고 한 것이 나중에 보면 아뿔사 낭패스런! 내가 잘못 알고
안내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어디 산행뿐이랴 인생사 함부로
감놔라 대추놔라 하기도 하지ᆢ더구나 직업이 '선생'이랴!ᆢ
오늘도 대장봉에서 그 지역에서 온 등산객에게 길을 물으니
거긴 길이 없고 사람이 안 다닌다는 거였다
나중보니 반쯤 맞고 반은 틀린 대답이었다
나도 산꾼이 되어 갈수록 점점 교만히 '다 가 본척, 다 아는체' 하는데
좀 더 겸손하고 조용해 지길 다짐 해 본다.
▲ 이 날따라 남해고속도로는 인산 인해다.
휴게소에도 차 댈 곳이 없고 여자 화장실은 수십 미터나 줄을 선다..
돌아 올 때는 광양에서 차가 밀렸고 할수 없이
광양에서 빠져나와 국도로 돌고 돌아 귀가 했다.
휴게소가 없어 국도변에 일렬로 서서 볼 일을 본다, 달
님은 다 봤을거다 ....아침식사..여전히 헌신자 분들의 수고가
눈물겹다..
▲오늘 산행 한 코스이다. 이 사진 방향잡기가 안된다
ㅎ아래 손톱은 여 총무님 손톱이다
붙잡으시라 하고 찍었다.
▲ 아 차!
내리고 보니 8월에 왔다가 알탕하다 폰을 고장 냈던
동악산 도림사 주차장이 아닌가!.
순간 이 건 아닌데...걱정했다 그러나 동악산의 좌편 산 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100대 명산에 든 동악산은 우측에
배너미재를 중심으로 좌편엔 형제봉이 있고
최악산은 한참을 남쪽으로 흘러와 있는데 최고봉은 형제봉이다.
▲ 산행 들머리...
이때만 해도 오늘 코스가 너무 짧아 걱정을 했다
나중에 깨달은 건 역시 산 앞에 겸손해져야 한다는 거다
.
▲ 모두의 마음일까?
전라도의 동편제 서편제 박자가 나오는듯 하다
▲들머리 숲 길이 좋고 산에 오르자 본격적인 겨울바람이다 춥다.
점퍼을 벗고올까 하던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나...
▲산행 초입에 친절한 안내판이다.
▲오늘 종일 짜꿍한 이성묵 대장님,
백두대간과 모든 정맥을 완주한 분이다. 겉 모습은 송산대장님보다
조금 덜 하지만(ㅎ)
그 뜨거운 가슴과 대간과 정맥 종주의 이력은 나에겐 멘토요 부럼의 극치이다.
책임감이 강하단 소릴들은
나는 이 분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오른쪽으로 뵈는, 지난 8월 올랐던 "동악산" (動樂山)
'樂' 자가 '락' 으로 읽히지 않는 이유는
'즐거울 락' 이 아닌 '풍류 악' 자이기 때문이다.
즉, 음악이 울리는 산이라는 뜻의 산명을 가진
100대 명산에 이름을 올렸다 형제봉보다 약간 낮다.
이 산을 오르기 전 계곡은 그야말로 탄복 그 자체였다.
▲ 정말 좋은 휴식터이다.
그러나 오늘은 바람이 차고 세다 앉을 엄두가 안난다.
▲ 정성이 돋보이는 탑들이 많고...
▲멀리 뵈는 곳이 곡성 읍과 들녘이다.
섬진강 상류인 곡성은 심청이의 고향이라고 자랑한다.
몇해 전, 기차마을 가서 증기기관 기차도 타고
섬진강변에서 자전거를 탔던 기억이 있다.
(혼자는 아니고 동행자가 남자도 아니였다 ㅎ)
구례와 남원 그리고 아래로는 순천과 광주와 접한 담양과
이웃한다. 순천 여수로가는 철로도 있고
남해고속도로도 관통한다. 좋은 고을이다.
▲이윽고 깃대봉이다.
돌탑이 전과 후에 이어진다.
▲ 참 힘들게 사는 소나무...
오래오래 장수하기를 빌어본다.
▲깃대봉에서 조금 더 오르면 형제봉 가기전 동봉인 성출봉이다.
오솔길의 인자한 동료요, 내 짝꿍이다.
▲이윽고 형제봉(758.5)이다.
동악산(736), 최악산(728),보다 이 곳이 제일높다.
공룡능선을 따라 동악산으로도 가고 도림사 방향으로도 내려간다.
그러니까 형제봉을 기준으로 동봉은
성출봉이요, 서봉은 장군봉인거다.
▲이윽고 헬기장...
헬기장하면 찾아도 찾아도 없던 낙남정맥 구간,
산행시 헬기장 찾아 고생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 분들은 꿩을 찾는게 아니다 밥 먹을 자리를 찾는 중이다.
▲ 계속 찾고 밟로 정비한다. 군대 다녀온 증명이 된다.
여기에는 특전사 출신 대장님이 우뚝선다.
우리집 막내동이도 특전사다.
▲ 늦게 도착한 분들...
기량 때문이 아니라 후미팀 배려하느라 늦은 천사분들이다.
나중 이 분들은 7시간만에 하산을 하기도 한다.
늘 배려하는 맘이 고마운 분들이다.
▲점심 후 다시 오르니 이제 동악산과 갈림길 장군봉이다.
장군봉! 전국산에 이 이름이 많다.
99년에 올랐던 백두산에도 있었으니...
▲안연한 겨울 준비이다
한 달 후면 이 곳에도 눈이 내리겠지...내 발자욱도 덮히겠지..
▲ 장군봉에서 가볍게 생각하고 내려선 길은
끝없는 오르내림과 암릉, 사람들이 오가지 않아
리본을 달아가며 길 개척을 하듯한다.
내가 최악산 팻말을 땅에서 주워 다시 걸었다.
산 대장님은 나더러 문패를 달았으니 최악산은 내 것이란다. 등기를 한 셈이다.
내가 한자 해석을 하며
최악산보다 초악산이 더 악산일 거다라고 하여 웃었다.
주민들은 초악산이라 하는데 국토 지리원은 최악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곡성 IC에서 왼쪽으로 올려다 보면 이 산이 보인다.
정겨운 산이 될듯하다 문패를 달았으니...
▲ 오르막 내리막...
후미 동료분들이 걱정이 되었다.
▲ 정겨운 오솔길은 이번에 단체로 배낭을 지급하였다.
각자 요대부분에 이름도 새기고...
오솔길...정겨운 이름이다. 구성원들은 더욱 그렇다.
▲ 이 깃발이 공감이 간다...
산행이 없다면 무슨 삶의 재미일까?
▲끝없이 길을 찾고 리본을 붙인다.
여름철엔 길을 더 찾기 힘들듯...
▲ 이런 바위를 보고 '풍화작용'이 어떻고 하는 설명은
얼마나 정떨어지는 말인가
이보다 임컥정이 여기와 훈련할 때
도끼를 시험해 본 거다라면 얼마나 정겨울까?
▲ 대단하다 화강암 덩어리 일듯하다.
▲ 신비롭다...
▲착한 소년...
영원한 착한 소년이고 싶다.
▲얕은 바닥에 기대어 살던 나무가 반쯤 쓸어져
그렇게 살아간다
죽지말고 모질게 살아남길 기원해본다.
▲ 마지막 내리막길..
전라도 황토길 들녘이 아름답다.
▲거대하다..
마지막 위용을 자랑하는듯...
▲돌아본다 지나 온 길.
▲ 살짝 비나 눈이라도 내리면
참 위험 하겠다
▲ 이제 안심이다.
마사땅 포근함과 솔향이 싱그럽다.
▲ 짧지만 산죽 길도 있다.
그 길이 생각났다 낙남정맥 길... 그 때가 그립다.
▲이윽고 도착한 괴소리 저수지.
저수지는 작은데 둑은 웅대했다
▲ 어쩌면 올 마지막일지 모르는 곳에서
등욕도 하고....
▲ 뒷 사람을 위하여 길을 만들어 본다
내가 한게 아니다.
▲ 하산 한 옹기마을... 설치가 정겹다.
▲이런 길도 있었고
▲ 저런 길도 있었지...
▲ 종점 '괴소리'마을에서 올려다본 최악산...
힘들지만 참 감사한 산행이었다 오래오래 남을 만하다.
산행 후 생각한 것은 역으로 올라 동악산으로 하여
도림사로 내려오면 참 멋진 산행이 되리라 생각하였다
모든 동행자, 고생한 후미 분들.. 맛있는 음식 장만에 수고하신 임원 분들,,
길 막혀 돌아돌아 국도로 운전하신 기사님..
모두모두 감사한 하루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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