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전라도

강진.주작산(朱雀山/ 오소재-용굴바위-362봉-401봉-어관봉-갈림길-주작산-자연휴양림/10.5K 5.5H)

산꾼 미시령 2017. 10. 22. 23:30

랫동안 나는 김영랑이 여성 시인인줄 알았다. 이름이 그렇고  모란의 감성 때문이리라

유홍준이 남도답사 1번지’, '천하제일 비색의 고장이라 칭한 강진(康津)’! 거기에

영랑 김운식(永郞 金允植, 1903-1950)이 있었다.

 그는 1903년 이곳에서 대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강진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였고,

휘문의숙에 다니다가 3.1운동 때 6개월간 복역하고, 출옥 후 일본 청산학원 영문과에

입학했으나 1923년 방학 때 잠시 귀국한 사이 관동대지진 소식을 듣고는 학업을 중단했다.

 

 22(1925)에 결혼하고 1930년 박용철, 정지용, 이하윤, 정인보 등과 <시문학>지를

창간하여 <내마음 아실이>같은 향토색 물씬 풍기는 영롱한 서정시로 이름을 얻고

'북의 소월, 남의 영랑'이라는 말과 함께 뭇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1945년 해방공간 때는 강진에서 우익운동을 주도하여 강진대동청년단장으로 활동하고

1948년 가족과 함께 서울 신당동으로 이사한 후 공보처 출판국장도 역임했으나 6.25동란중

은신하다 포탄에 맞고 사망, 서울 망우리에 안장되었다. 향년 47.

 

 강진에 가면 1948년 그가 서울로 이주 하기까지 46년을 살던, 생가를 만날 수 있다.

강진읍내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영랑 생가는 몇차례 우여곡절을 겪은 뒤

강진군에서 매입하여 관리하고 있다.

 

 생가에는 시의 소재가 되었던 우물, 동백나무, 장독대 등이 남아 있으며

모란이 많이 심어져 있다.

 ‘내마음 고요히 고흔봄 길우에’ ‘모란이 피기까지는’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 ‘오메 단풍

들 것네’‘모란이 피기까지는등 시비가 있다.

 

그 영랑의 숨결이 살아있는 강진,

거기 주작산을 간다.

 

짙은 가을의 서정속에 그리움 님들과 거기를 간다.

 

▲ 크리넥스 홑껍질보다도 근 수가 덜 나갈 가벼움으로

남도 길을 달려 '오소재'에 닿았으니....

 

▲ 오늘의 엎저버 '오솔길'도 아름다운 남해의

바람에 흔들리는건 어쩔수가 없습니다.

 

▲ 조금 오르면 다산이 오고 갔을

드넓은 강진 들판이 펼쳐집니다.

 

▲하얀 암맥은 끝없이 이어지고

 김훈은 강진만의 산과 바다를

 요니처럼 조봇하고 아늑하다고 하였습니다.

.

▲ 이런 풍광앞에 다산은 어떻게 복숭아 뼈가 문드러질 정도의 집중력으로

학문에 정진이 가능 했을까요?

.

▲ 그 집중력은 흠흠심서, 목민심서로

우리민족에게 큰 유산의 선물이 되었습니다.

 

▲ 수양리재까지 5.8K.

지난 봄 '덕룡'길과는 반대로 서남쪽에서 동북쪽으로 이어지는데

끝없는 밧줄의 오르내림입니다.

 

▲ 가야할 길.... 저리 평온한 길이

막상 들어서면 암릉의 기암들이 숨겨져 있답니다.

 

▲강진만을 따라 서남쪽으로 땅끝까지

구부렁구부렁 이어지는 기맥.

 

기묘하고 수려한 땅끝 기맥은 만덕산에서

공룡의 잇빨로 표현되는 덕룡,

봉황의 주작이었다가 두륜산, 달마산으로 이어집니다.

 

▲ 출발했던 오소재 방향을 봅니다

우측봉이 너머에서 케이블카가 오르내리는 고계봉, 

좌측봉이 대흥사와 아치형 출렁다리가

 있는 두륜산입니다.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우에"같은

영랑의 시를 생각하면

 

 1930년대 식민지 현실 속에 만연한 인간적 상실과

좌절을 뼛속까지 느끼게 됩니다.

 

▲ 제1비상 탈출로를 지나기도 합니다.

 

▲ 아직은 햇살이 뜨겁고

능선에 오르기까지 바람은 없습니다.

 

▲ 주작은 상서로움의 상징이자 상상의 새로 알려진

'봉황'을 말합니다

 

 풍수리지학상으로 左청룡, 右백호

北현무와 더불어 사현신으로 남쪽의 최전방을 지켜주는 신을 일컫습니다.

.

▲ 산새가 정상을 머리로하여 서쪽을 바라보며

 봉황의 날갯짓을 하는 것처럼 펼쳐져 있어

주작산(朱雀山)이라 한답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는

 종일 봉황의 우측 날개를 넘나드는 거지요.

 

▲ 암릉의 능선따라 넘나들다

바람 시원한 곳에서 서보기도 했지.

 

▲ 백색의 신비로운 바위들은

공룡의 이빨처럼 치솟고,

 

하늘금이 훤해져 주능선에 올랐다고 안도하면

다시 깊은 내리막으로 이어집니다.

 

▲ 제1 비상탈출로...

일단 오르면 작은 쉼의 공간도 찾을 길 없이

계속 이어야 합니다.

 

▲남도의 금강이라 칭하면 어떨까?

힘들게 오르지만 경탄, 그 자체입니다.

 

▲ 밧줄을 잡고 오르고 내리기를 수십 차례,

덕룡의 그것보다는 짧지만 그 수는 헤아릴 수 없습니다.

 

▲ 그래도 바위 속으로 성큼성큼 들어가면

바위 속에  박히는 듯도하고

다시 빠져나오는 듯한 신비로움도 맛보았지.

 

원시의 모습 그대로.

무너져 내린 바위가 그대로 계곡에 쌓였고,

 

그 불규칙한 돌의 배치 사이로 산길이 나 있습니다.

 정비되지 않은 산길을 걷기가 만만찮지만, 자연 그대로의 느낌이라서 좋습니다.

 

▲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면

아직 단풍은 시작되지 않은 듯하고.

 

▲ 하늘을 향해 비늘을 곧추세운 기맥의 등줄기가 헌걸차

시원한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하였습니다.

▲'산행길에서/ 강말주

쉬엄쉬엄 온 것 같은데

잰발로 왔나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시냇물따라가 버린

친구들 늘어만 가고/.....

 

▲'''' 그들과 함께한

낯익은 산행 길인데/

지금은 온데 간데없네/

 

산사의 종소리 올리면

가슴에 떨어지는 낙엽소리/

적막 산을 흔든다.

 

▲ 언제한번 강진을 위한 하루 답사를 꿈꾸지만

 늦춰지기만 합니다

다산초당, 만덕산백련사, 토당의 천일각에서 백련사

영랑의 생가.....

 

▲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찬란한 슬픔의 봄을 기다리는 찬란하게 피어나는 계절에

꼭 이뤄지길 다짐합니다.

▲ 남도여행이 너무나 찬란하여

슬플지도 모르지만 ..

.

▲ 이런 암릉의 날카로움 속에도

간간이 지리능선같은 산죽도 이어지기도 합니다.

 

▲ 하얗게 눈이 쌓이는 날 와 보고도 싶고

  지난 봄처럼 온 산에 진달래 철쭉이 물든

그 계절에 다시 오고도 싶습니다.

 

▲ 가장 좋은 조망의 그 곳에서

이제는 햇살이 오히려 반가운 곳에 자리를 펼치고.

 

▲ 점심을 나눕니다.

정겨운 님과 함께라면 더 좋은 것을...

 

▲ 포만감에 행복한 이들

모자를 단체로 구입했나 봅니다.

나도 빨간 걸로 부탁을 해 볼 것을....

 

▲ 바위 속에 갇힌듯한 사람들이

하나,둘 나오기도하고..

 

▲이제 자만치 임도도 보이니

끝이 기대되기도합니다.

 

▲ 저 멀리 좌측으로 만덕산이 아련하고

강진만은 깊게 들어와 있습니다.

건너는 고려청자 도요지로 유명한 칠량면입니.

 

▲ 내려올 땐 몰랐는데

건너편에서 보면 아찔하기도 합니다.

 

▲ 그래도 지난 봄, 석문공원에서 만덕산으로 올랐고

그 후 석문공원에서 덕룡을 답사했으니

오늘 주작을 걸으면 한 부분 완성이라 하겠습니다.

 

▲ 오늘 종일의 암릉은 세월의 흔적도 없이

날카로움이 어제 세워둔듯 특이합니다.

 

▲ 석문에 선 사나이

 요즘 사진에 흥미를 느껴

밥먹는 것도 잠자는 것도 잊은듯 바쁘답니다.

달린거  안떨어졌나 가끔 확인하며 다니라 했습니다.

 

▲ 오늘 수십차례 넘고보면 똑 같은 모습을 만납니다.

황홀한 순간들.

▲ 바람이 차가워 지는구나

이제 갈 길을 가렴.

▲ 테크나 시설물은 덜하고

밧줄이 수십차례 놓인 것이 오히려

묘미가 있습니다.

 

▲ 예쁜 여인의 엉덩이이면 더 좋겠지만 어쩝니까

꿩대신 닭이란 말도 있는 것을...

 

▲ 이제 맑은 오후의 햇살은

흰 바위에 더욱 빛나고

 

▲ 그 길을 넘는건 마지막 힘을 요합니다.

 

▲ 왼쪽이 밧줄로 넘어가는 길입니다.

 

 

 

▲ 삶에 지쳐 영혼이 곤할 때 산에서 만이라도

바람같은 세상 그리 펼쳐 보이는 것을....

 

▲ 어제와 오늘이, 아침과 저녁이 가변적인 사람들 속에서

자연의 묵묵한 불변의 그 자리 그 모습을 보면

참 경외감이 듭니다.

 

▲이제 가을이 지나고 눈이 내리고

그 길들에 흰눈이 덮히는 빛나는 계절도 오겠지요

그래서 오늘도 산행은 그리운 길인가 봅니다.

 

▲ 내 지나감이 아쉬운듯

마지막 까지 놀라운 풍경은 다시 나타나고.

 

▲ 저 위에 선 사람이 한없이 부럽지만

나도 금방 오를 겁니다.

 

▲ 뜨거운 여름 날은

오르내리기가 힘이 들듯합니다.

 

▲ 어서오라 그리운 사람, 그리운 얼굴

산 넘고 물거너 발 디디러 간 사람아...

 

▲ 멀리 덕룡줄기가 아련하고

지난 봄 추억이 새록 떠오를 즈음...

총각급 외모의 대학생 따님을 둔 근수님을 만납니다.

▲ 아쉬어 되돌아보기도 하고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오면 빗 길을 걸어가자 다짐을 해 봅니다.

 

▲ 거기서 '지리'의 연하선경 같은 길을 만납니다.

사무치는 그리움....

 

▲ 우측으로는 마지막 암릉의

 아름다움이 빛나고

.

▲그 연하선경 길은

그 가을, 그 길처럼 하얀 산국이 하늘 거립니다.

 

지금쯤 거기, 지리의 거기에도 그러겠지요

사무치는 그리움...

먼 하늘에 그리움 화살하나 쏟아 올려봅니다.

 

▲ 내려서서 한참을 그 길을 다시 움미하고

야생화가 지기전에 연하선경을 다시 올라 봐?

안타까워만 합니다.

 

▲ 내려 온 길,,,,

오늘 마지막 암릉길을 넘어왔나 봅니다

 

▲ 저도 저 가운데 서 보고 싶지만

서보자 그 말을 못하고

늘 후회만 합니다.

세찬 가을 바람이 더 그립게 합니다.

 

▲ 대부분 임도 따라 내려가고

속도를 높여 주작의 정상으로 향합니다.

 

▲ 2K여의 주작 가는 길은

거짓말처럼 순한 능선되어 소사나무 군락지입니다.

 

▲ 오늘 지나온 능선을 건너다 봅니다

여기서 보면 저리 순한 길 인데....

 

▲왼쪽을 건너다 보면 덕룡의 그 암릉들이 아련합니다.

저 끝 솟은 봉이 만덕산이고 그 너머는 천관산입니다

만덕산 아래에는 다산의 숨결이 녹아있는 백련사

그 너머는 그리운 강진만....

아련합니다.

 

 

 

▲ 유일한 조망터에 다시

'총각'을 세워 봅니다.  어디가 대학생 학부형일까?

 

▲ 하여간 '잘 생긴 것들'

 옆에서는 서지를 말아야합니다.

주눅들어 오늘 고생하며 산행한 기분이 착 가라앉습니다.

 

▲ 임도까지는 500여m,

만세을 부르는게 아닙니다. 풀을 헤쳐 나가려니...

 

▲ 그렇게 내려서면 해맞이 재단이 있는

팔각정 정자를 만나고

 

▲ 반원형 활처럼 굽은 산세에서 모인 물을 가둔

봉양제가 있는 봉양마을로 갑니다.

 

▲다시 한번, 주작을 부리로 하여

좌우 날개로 품은 강진군 신전면,

 그 너른 들판을 보며

 

주작산 휴양림으로 내려옵니다.

요니처럼 조붓하고 아늑한 강진땅 주작산(朱雀山, 475m)

두루뭉슬 주작산 초원길을 걷다보면

내 자신 능선 따라 바람따라 넘실넘실 춤을 추는 듯합니다

▲ 그리움을 싣고 강진읍으로 돌아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구고 나면.

 

▲ 넓은 강진 시장의 여러 시설들을 만납니다.

 

▲ 거기 길 가,

장날이면 시장이 서는 그 자리에서

갈비탕에 물만두를 넣은 오묘한 맛은

하루의 피로를 풀기에 넉넉한 즐거움 이었으니....


▲ 주작의 정상을 머리로

우측은 주작, 좌측은 덕룡의 신비한 날개짓으로

우리 앞에 섰으니...

 

▲ 종일 영랑을 생각했던

그의 생가가 있는 강진에서

땀흘린 하루 산행.

 

▲ 부러운 손순옥 시인은

지난 주 그 꿈 같은 강진의 문학기행까지 했다고

사진까지 보내 자랑합니다

부러움의 극치입니다.

남도의 끝자락 전남 강진에 있는 주작산(朱雀山·429.5m)

산행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길이 다 포함된

 종합 선물 세트의 산행은

 

다시 깊은 그리움이 되고 

오늘 밤도 그리움은 사무침으로 깊어갑니다

가을의 계절같이.

....................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 /김영랑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

풀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우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을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