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9월, 우리보다 계절이 빠른 북방의 가을 풍경이 완연한 때에
중국의 길림성 일대를 선교봉사 할 기회가 있었다.
‘통화’에서 기차를 타고 ‘유하현‘이라는 작은 소읍에 머물며 봉사를
하였는데, 코스모스 길을 따라 여고생들이 자전거 타고 지나던 모습이 선하다
거기서 밤새 기차를 타고 ‘미인송’소나무가 아름답던 ‘이도백하’에서
백두산을 올랐는데..
작은 시멘트 길을 따라 오르면 즐비한 잣나무 숲이 끝나면 마지막 숲,
마지막 나무는 하얀 속살이 미끈한 아름드리 나무였고 그것이 훗날
‘자작나무’라는 걸 알았다
광활한 시베리아의 눈밭을 달려가는 기차, 영화속 차가움의 벌판에
눈부신 흰 살을 내어놓고 곧게 뻗은 나무 사이로 하얀 눈 세상의 서정은
이어지고 라라의 테마음악이 흐르던 영화 ‘닥터 지바고’, 그 풍경이
몽상적인 풍경처럼 차가운 색으로 남아 있던 나무! 그것도 자작나무였다
나무로 난방하던 시절,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잘 타서 붙여졌다는
자작나무, 이제는 추운 겨울의 상징색으로 남아있는데 설악을 갈 때면
지나던 인제군에 두 군데의 자작나무 숲이 있단다.
응봉산 자락의 수산리와, 원대리 두 곳이다 하얀 표피에 20미터 높이로
자란다는 자작나무, 그래서 ‘숲의 여왕’이라 불리운다
1990년대부터 조림하기 시작하여 이제 20여년이 넘은 자작나무 숲!
박달나무 같은 단단함으로 가구 만들기에 좋으며, 종이처럼 벗겨지는
표피는 종이대용으로 쓰여 팔만대장경의 일부도 자작나무로 알려졌고
경주 철마총의 말안장 장식 천마도도 그 재료가 자작나무란다
군더더기 없이 미끈하게 뻗은 훤칠한 미모의 자작나무, 한자에 ‘자작나무 화(樺)자 있는데
빛날 화(華)로 쓰기도 하여 지금도 화촉(華燭) 축 화혼(祝華婚)는 자작나무를 촛불 대용으로 쓰임에서
유래한다..
눈부신 하얀 속살의 은세계에 앞에서 그리움,
원대리 자작나무 숲,
거기를 간다
가슴깊히 사무친 그리운 서정을 안고,,...
작작나무 숲을 가기전
감자부침개와 모밀국수가 맛있던 마을
거기엔 잘 지어진 연수원이 있고
여기서 3.4K의 고개를 버스는 올랐다l
그렇게 도착한 원대리
인제 국유림 관리소가 관리한다
너른 주차장은 여름의 햇살이 뜨겁고
자세히 살필 여력이 없다
이렇게 퇴약볕을 3.5K 임도따라
산허리를 돌고 돌아 올라간다
부드러워 별 무리없이 걸을 수 있지만 뜨거운 햇살이 문제다
사부작 사부작 걷기 좋은 길이다
간긴히 먼 산 그리메도 정겹고
그래도 엄청난 사람을 생각한다면
과연 휴가철 절정임을 깨닫게 되고..
그렇게 조금은 지루할 무렵
이제 숲이 나타나고 시원한 그늘의 고마움울 알게되는데..
좌측으로 울창한
조림지도 만나고
원대리 산 75-22번지
요정이 튀어나올 환상은 아직 보이지 않는데..
그렇게 적당한 거리에 커피를 판다 얼음을 넣어...
2,000원이면 그래도 싼 편이다..
'아주머니가 내 월급보다 나은 장사요'
그러자 애로를 이야기 한다.
'나는 세무서 직원이 아닙니다.'
웃었다..
하얀 속살을 들어낸 자작나무 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지만
깊히깊히 숲은 감춰져 있다.
수녀님들도 오르신다
뒤는 그렇지 않은데 얼굴은 세월이 흘렀다
그 헌신적이였을 평생의 삶이 거룩해 보인다.
거룩한 종교의 길을 가는 분들,
그 결단의 시간의 아픔을 상상해 본다
신은 그렇게 택하시고, 불러내시고 몰아 가셨겠다.
그 시가 생각났다
은혜로은 이 "길" 에서 자위하자 나를..
Eunhae of silver In this "road" Let us defend himself Me.
눈부신 하얀 속살의 은세계에 앞에서 그리움,
원대리 자작나무 숲 인거다
자작나무는 죽어서도 그 껍질은 아주 오랫동안 쉽게 썩질 않는다
수피의 겉면은 흰색의 기름기 있는
밀랍가루 같은 것으로 덮여 있고 종이처럼
얇게 벗겨지는데 불에 잘 타면서도 습기에 강해서
비가 와서 불쏘시개가 없을때도 이들 껍질을 모아 피우면
불을 피울 수 있단다
자작나무 목재는 다당체인 자일란이 함유되어
핀란드에서는 자작나무 속의 자일란을 자일로스로 변환시켜 추출,
자일리톨을 만든단다
그래서 자일리톨을 자작나무 설탕이라고 부른다
詩 한 편을 보자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우는 여우가 우는/ 산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은/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감로같이 단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산 너머는 평안도 땅이 뵌인다는 이 산골은/ 온통 자작나무다
(백석/ 평북 정주 출신 시인)
눈부신 수피가 품어내는 은세계 앞에서
오직
생각나는 단어가 하나 있었으니
'비현실적인 아름다움'...
여행은 일상으로부터 한 발짝 비켜난 걷기다.
생소한 풍경에 경탄하고 그 안에서 명상에 잠기는 여행..
이런 더 생경한 풍경에 감탄하기 위해서는
이 시대를 살아감이 감사한 것을..
광장에 서면 1코스, 2코스, 3코스로 갈리지만
어디를 걷든, 다시 그곳을 만나도 아무 상관이 없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
1년후에? 편지를 받는다?
나 말고 누구에게 쓸까?
솔솔 부는 바람에 앞사귀는 흔들리고
새하얀 수피가 반사되어 눈은 부시고.
자작나무 뿐이랴!
미끈한 붉은 소나무..
경복궁이 되고 덕수궁이 되었겠다.
나무 하나하나에
노란 표찰이 부착되어 있었다.
자작나무 군락이 펼쳐진 정상에서
한참을 앉아 시원한 바람을 가슴으로 맞는다
다시 2코스 방향으로 내려가면
다양한 야생화도 만나게 되고
복지관 산야초 교실에서 그렇게 책으로 배웠는데
그것이 천남성 이란다
다시 영화나 사진으로만 보던 숲으로 돌아오고
고운 표피를 만져도 본다
하얀 겨울,
그리고 노란 단풍이 있을 가을의 풍경도 상상해 보고
모두가 그리운 사람
그리운 시절을 회상 했으리라..
인제 국유림 산림관리소가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하여 1974년부터 20여년간
42만평에 69만 그루를 심었단다
엄청난 소나기가 쏟아진다
그래도 즐거움은 변함이 없고..
흠뻑 젖으며 다시 서둘러 내려와
시원한 임도길을 걷는다.
그렇게 소나기는 그쳐갈 무렵
멀리 아름다운 구름 풍경이 펼쳐지고
그렇게 원대리 입구를 다시 만난다
아쉽게 그곳을 떠나려 한다
인제의 자랑 백담사 만해의 시도
새겨져 있고
마디마다 눈꽃 친 자국마다
...
옛날 이야기가 우르르 별빛으로 솓아진다.
의식적인 시인 박인환도 인제 출신인가보다
29세에 요절한 천재시인이다.
그렇게 잠시 시를 감상하며
정든 이 곳을 더나려 한다.
그렇게 그 곳을 내려오면
내리천...
90년대 말 댐건설 반대의 투쟁이 치열하던 곳에
기념조형물이 있었다
아름다운 그대와 나
세상의 어떤 인연으로 이리 만나
한낮의 무더위도 피하지 않고
남몰래 뜨거운 사랑을 나누게 되니...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 잠시 내려놓고.
시간 가는줄 모르고 신선처럼 노니는 구나..
깊은 감동이 되었다.
내린천이여 영원히 흐르라고..
거기엔 즐거운 레프팅도
로푸 타기도 즐겁게 이어진다
그렇게 또 하나의 추억이 되고
정겨운 그 곳을 더나려 한다.
'''''''''''''''''
여름
이 여름에
우리는 만나야 하리.
여미어 오던
가슴을
풀어헤치고
우리는 맨살로
만나야 하리.
포도송이처럼
석류알처럼
여름은
영롱한 땀방울 속에
생명의 힘으로
충만한 계절.
몸을 떨며 다가서는
저 무성한
성숙의 경이 앞에서
보라.
만남이 이루는
이 풍요한 여름의 기적.
(유자효·시인,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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