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전라도

[스크랩] 신안 비금도(상암-그림산-죽치우실재-선왕산 정상-하누넘해수욕장 5.4km)

산꾼 미시령 2015. 7. 14. 13:31

4월은 잔인한 달’..

황무지란 시에서 영국의 시인 T. S. 엘리엇 말했다.

이를 고교시절 국어선생님은 1,513명이 희생된 100년전, 타이타닉호 침몰사건 때문에 4월을

잔인한 달한거라고 했고.

 

치열하게 데모하던 서울의 봄시절엔 ‘4.19혁명과 같은 아픈 역사 때문에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한 줄 알았다..

그리고 지난 해 전 국민이 눈물을 흘렸던 세월호!’(16) 사고 때에도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여러번 되뇌었다.

옛날 보릿고개 시절’.. 쌀은 떨어지고, 보리는 아직 이삭도 올라오지 않은니.. 들로 산으로

나가봐도 5월은 되어야 산야초라도 뜯어 먹을 수 있고, 그래서 4월은 잔인한 달인가?...

 

그렇다면 엘리엇1차 대전 후의 아픔을 ..그래서 잔인한 달이라고 했나?

 

아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비로소 그 의미를 깨닫는다.

이 고백의 뒤에는 초라한 병실에서 인생의 말로를 겪고 있던 글쟁이의 슬픈 이야기가 있다..

그는 잠이 오지 않아 새벽녘까지 뒤척이다가 먼동이 터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으로 보니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평생을 봤던 그 봄 비!

창문을 열고 뿌연 빗줄기 속을 무심코 바라보던 그가 갑자기 삶에 비애를 느꼈던 거다..

?

비가 내리자 파란 새싹들이 하루가 다르게 힘차게 돋아나고 있지 않은가!

"!~ 山川草木은 저렇게 힘차게 새 삶을 영위하고 있는데...나는 人生

말로를 겪고 있으니 어쩔거나?...‘

그래서 그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4월은 내게 있어 참으로 잔인한 달..... " 이다

그러면서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워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고 썼다.

 

 산들의 초목은 다시 태어난 듯 새 싹을 피우고, 죽음 같던 고목나무에도 샛 잎이 피는데,

인간은 왜 새로 태어남도, 새로 싹이 시작되는 것도 없이 이렇게 점점 늙고 죽어 가는가?..

찬란한 새 봄의 세상을 바라보는 늙어가는 사람은

그래서 이 화려한 4월은 잔인한 달인거다...

왜 인간은 새로 태어남이 없는가 절규하는 거지....

 

 4월 산행...

 진달래, 철쭉, 그리고 연두빛 잎사귀가 지천이고,

이제 고요했던 숲속은 풀벌레 소리가 요란할거다..

그 걸 바라보는 인생... 우리는 그래서 4월은 잔인한 달인 거다...

내년에 다시 벚꽃을 볼 수 있으려나?’ 그러는 환자 분들이나,

같이 하던 연인을 떠나보내고 홀로된

사람들의 4월은 더 잔인한 달이려니....

-------------------------------

금도飛禽島...

 정겨운 오솔길은 이 찬란한 4월 산행지를 목포 앞 신안군의 비금도로 간다...

신안군을 천사의 섬으로 부른다. 신안군 안에 1004의 섬(사람이 사는 섬 72, 무인도 932)

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 섬의 모양이 큰 새가 날아가는 모습처럼 생겼다 해서 이름 지어진 飛禽島(비금도)!

비금도는 봄의 왈츠촬영지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섬이다. 목포에서 배를 타고

 (54km, 쾌속정 : 50,페리호 : 2시간분)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

 

 특히 "산 넘어 그곳에 가면 하늘밖에 없다"는 뜻의 하누넘 해수욕장이 유명하다.

구불구불한 도로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 해수욕장은 하트모양으로 불린다 하여

하트 해변이라고도 불린다.

 

  이 외에도 용이 승천하기 전 살았다고 하는 용소마을과 바둑천재 이세돌

고향으로 유명한  도고마을도 있다.

 이 눈부신 비금도4월은 아픈 가슴의 사람들에게 더 잔인한 달 이려니....

그러나 오솔길의 언제나 정겨운 님들은

‘4월의 찬란함펼져 지기를...

 

 

 


 새벽4, 졸린 눈을 비비며 도착해 인사를 나누자 버스는 차가운 바람을 출발한다.

설렘으로 1시에 잠이 깼지만 그 설렘은 버스에서도 잠이 안온다.

이윽고 도착한 보성 휴게소..오래전 청산도를 갈 때도 6시였다.


   이윽고 도착한 이난영의 '恨'의 고장 목포!  터미널 건너로 '유달산'이 보인다.

몇년전 유달산을 오르니  그 녀의 '목포의 눈물'을 듣는 시스템이 있었다. 

  설렘은 승선에 절정에 이른다.

 쾌속정은 1시간여만에 '수대항'에 도착한다.

 비금도는 '가산선착장'과 '수대항' 두 곳이란다.

    모두들 초등생같이 시끄럽다.

  언제나 정겨운 우리 님들이다. 오늘은 60명이 넘는다...

   전남 신안군 비금도는 목포항에서 54km 거리에 자리한 섬이다.

 섬 모양이 날아가는 새와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면적은 48

 이며  3,9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가산선착장'에서 도초도와 연결되었다. 비금면과 도초면이 ... 

 

   선착장에서 산행 들머리 '상암마을' 까지 20분! 

 바람이 시원하고  걷기에 좋지더워지면 버스를 이용해야 하겠다. 1000원이란다.

 

    섬 주민 가운데 60여 가구만 어업에 종사할 뿐, 대부분 농사를 짓거나 염전에서 소금을 만들면서

살아간다.

남한 첫 천일염 생산지’, ‘천일염의 메카로 불리던 비금도는 720의 염전에서 연평균 6만여t

게르마늄을 함유한 품질 좋은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면 지역으로는 드물게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연간 30t)의 약 20%를 차지하는 양이다.

염전사업이 호황을 누리던 1960년대 초에는 돈이 날아다닌다고 飛金島라 부르던 때도 있었단다.

 

 주민들이 먹기 위해 텃밭에 기르던 시금치(섬초)대규모 재배를 시작, 이제는 섬

주민들이 섬초를 팔아 벌어들이는 소득이 연간 100억 원을 넘어설 정도란다.

   이윽고 도착한 '상암마을' 들머리...

 역시 사직 찍기는 시끄럽다...성격이 제각기 이다.

    해발 255m선왕산에 등산로를 따라  10분을 채 오르지 않아도

전망이 좋아 고개를 돌리는 일이 잦아진다.

  멀리 푸른바다와 아랫부분은 해무에 가린 초록빛 섬, 어촌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바둑판 같은 염전, 논들, 검은색의 갯벌이 합쳐지면서 다른 섬들과는 또 다른

비금도만의 절경을 연출한다.

 


    산등성이에 난 길을 걷다 보면 몸이 절로 낮춰질 만큼 아찔한 곳이 적지 않다.


   오르고 내리고...

  좌우에 펼쳐진 풍광이 황홀하게 한다.

    계속된 암릉길 계단과 여러가지 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산 모습이 그림처럼 아름답다고, 또는 기린같이 생겨 기린산으로 불리다가 그림산으로

 변형됐을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멋진 풍광에 감탄하며 사량도를 가보지 못한 내게 李대장님은

  사량도 보다 훨씬좋다 여러번 말한다.

   암릉을 걷는  묘미가 좋고...

   드넓은 논밭과 맑은 저수지에 감탄한다.

   암릉을 조금 오르다보니 진달래와 할미꽃, 난꽃 제비꽃 등 봄꽃들이 활짝 피어 환영해 준다.

  특히 진달래는 강렬한 진분홍색을 띠고 있어 봄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길가에도 고사리가 지천이다.


     이곳을 통과하면 그림산 정산이다. 작은 몸집을 감사 해 한다.

  李 대장님 사진을 올리려 했는데 좀 어려웠는지 눈을 감고 만다. ㅎ

  난 왜 이런 곳을 보면 '산부인과적' 상상을 할까? 
  비만을 시험이라도 하는 양  배낭을 메고서는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다.

   봉우리에 올라서자 저기 앞에 독수리가 비상하려고 힘차게 날갯짓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자가 앉아 있는 것 같기도 한 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나중에 돌아오는 길에 본 그림산은 '고릴라가 험상궂게 인상을 쓴 형상'을 하고 있다.


    그림산 정상에 닿자 점점이 떠있는 섬과 자그마한 저수지,

  평화로운 어촌마을, 염전 등 원근으로  보이는 모든 것이 막힘없이 시원스럽게 조망된다.

  그림산은 그야말로 그림 같은 풍경과 전망을 선사해 준다


   돌아 보고, 돌아다 보고

  온 길을 자꾸 돌아보게된다.

    저렇게 저렇게.. 재미가 있다.

  벼랑을 철제 계단으로 오르는 곳도 있다. 또 소나무 등이 듬성듬성 있는데다

 숲이 매우 빈약해 머리 위로 꽂히는 뙤약볕을 감수해야 한다


   건너다 보이는 풍광도 아찔하고...

   그림산에서 선왕산으로 넘어가는 길은 조각가가 심혈을 기울여 예술작품을 빚어놓은 듯

  멋진 바위들이 즐비하다.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추배린저' 대장님은 오늘도 책임감으로 강직하다.

 늘 헌신이 빛난다.

 멀리 바라다 본다 ...

  비금도 외에도 자가 들어가는 것이 2개나 더 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소금(천일염)시금치(비금섬초)가 그것이다.


   어디를 향하여도 절경이다.

 부자 섬이란 것이 한 눈에 파악된다.

   그렇게 길게 길게 이어진다.

    지금은 소금 생산 시기가 아니지만 여름철이면 새하얀 소금 꽃을 피울 염전과

   경지정리가 잘 돼 있는 푸릇푸릇한 들녘도 눈을 자극할거다....

   다도해 사이로 떠 있는 무수한 섬들의 빼어난 풍광, 풍력발전기명사십리

구불구불 이어진 해안도로 등.. 꿈속 풍경이다... 


   누가 저렇게 해 놨을까?

    평온한 이런 길도 있지... 지리종주 어느 한 부분 같기도 하다..

      마을이 참 따뜻해 보인다...

 원래는 10여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져 있었으나 연안류에 의한 퇴적작용과

방조제 공사로 바다가 메워지면서 하나로 연결됐다고 한다.

옛날 바다나 물길이 있던 자리는 논밭과 염전이 됐고, 섬은 산으로 변했다.


   그림산, 선왕산은 그렇게 오르는 길이 많다...

 한국지명총람에는 옛날 비금도에서 가장 높은 산 위에 서낭당이 있었는데

이를 점잖은 말로 선왕산(仙王山)이라 했다 한다.

 오늘도 李 대장님은 웃지 않는다..  

 다시한번 5월이오면 지리산이나 설악을 종주하자고 조르고 있다. 

 


   여기서 내려다보는 다도해의 수려한 풍경은 조금 전 그림산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다도해의 파노라마....

  여기서 한참을 머무르며 추억사진을 차곡차곡 담는다.


   정상에서 20분 편안하게 내려간다 아쉽다...

  길게 뻗는 산줄기가 종주 길 같다.

   내려가는 길도 참 장관이다...

   누가 저리 올려놨을까? 바둑 알인가 공깃 돌인가?

  다시 다시 돌아본다....


 

   산이 별로 높지 않아 하산을 시작한 지 20여분 만에 하트 해변으로 알려진 비금도의 보석,

 '하누넘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하누넘은 북서쪽 하늬바람이 넘어오는 곳이란 뜻으로 폭 50m, 길이 1도 안 돼 보이는 해변이지만

산줄기가 바다를 하트 모양으로 감싸고 있어 신비롭기만 하다.

 


   앗!  하트 모양을 보지 못해 안타까워 하는데 돌아오는 버스에서 보았다.

 썰물이라 완변하지는 않지만...

함께 걸으면 영원히 헤어지지 않는 해변또는 거쳐 가면 사랑이 이뤄지는 해변이라는

소문이 나서 연인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꽤 높단다...

나도 연인이 생기면 그리 해 보리라

    오후 330카페리호에 승선해 비금도를 떠난다...

 여러 섬을 거쳐오는 느린 배는 6시20경 목포에 도착한다. 

 무박 산행도 아니고 새벽에 출발하여 집에 오니 11시..

 날씨, 풍광, 조망 등 모든 게 너무 좋아 피곤한 줄을 모르겠다

좋은 곳 안내해 주신 모든 분들, 정겨운 오솔길 회원님들 ...꿈 같은 하루였다.


      우리 산 대장님은   아침에 내게 감격된 깃발을 하나 선물한다.

  깜짝놀랐다.... 감사 감사...

    이렇게 꿈 같은 비금도 여행은 끝을 맺는다...

     어느덧 한 해!... 아픈 가슴들에게 위로가 있으시기를 빕니다.

    다 싣지못하는 아쉼에....

   오래오래 이 고마운 분들과의 행복이 지속되기를 빌어본다...

출처 : 마창 오솔길 산악회
글쓴이 : 미시령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