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전라도

전남정읍.내장산(內藏山763M/대가마을- 신선봉-까치봉-연지봉-망해봉-불출봉-서래봉-벽련암- 주차장 13K, 6H)

산꾼 미시령 2025. 11. 3. 09:12

 

 

‘2천년의 기다림

서울에서 공부하는 시절이었다. 고교 시절 알게 된 익산의 한 여고 출신의 여자 친구가 있었다.

딱 한번 서울에서 만났다.

그리고 헤어졌다. 매일같이 오가던 편지가 끊겼다. 아무리 밤새워 생각해도 이유를 모르겠다.

전화도 없던 시절...

 

편지를 보냈다 모월 모일. 모시에 전주의 고속버스 터미널에 기다리겠다. 그리고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전주를 갔다. 그녀가 대학을 다니고 있던 전주다.

도착하여 여러 시간 서성 거렸다. 나타나지 않았다. 얼마의 기간이 흐른 후 허탈한 마음으로

다시 서울 행 고속버스를 탔다.

크게 놀랐다. 시내를 벗어날 무렵 고속버스 터미널이 또 있는게 아닌가!

 

고속버스 터미널이 각각 있있던 것을 모른거다.

그 터미널에 나와 기다렸는지, 아예 편지를 무시하고 안 나왔는지는 지금도 알수 없지만

그 당황 스러움은 아직도 선명하다.

 

기다림가슴 설레는 말이다.

육군 신병교육대에서 낡고 해진 훈련복 무릎팍에 달력을 그려놓고 하루하루

날짜를 지워 가며 종료일을 기다렸고, 가슴 저린 사람과의 약속 전날 밤은 뒤척이며

꼬박 밤을 새워야 했다.

 

올른지 못 오는지 모르는 시집 간 딸이 부모 생일 이라고 혹여 올려는지 하루종일 동구밖

서성거리며 모퉁이 길을 사람만 나타나면 가슴 뛰는 맘으로 엄마는 그렇게 기다렸다.

 

그런 기다림은 이제 옛일이 되었다. 문자가 생기고 개인 폰의 시대에는 한없이 기다린

그 설렘과 기대가 사라졌고, 산모는 해산 날이 오기전 남자 아이인지 여자 아인인지

조마조마 할 필요도 없는 시대에 산다.

 

무엇이든 빨리의 시절에 우린 산다 점점 기다림이 줄어든다. 밥도 뜸들이는 기다림이 점점 생략되고,

건강검진도 속성으로 결과가 나와야한다. 누구와의 약속도 문자를 수없이 주고받으니

더 이상 기다림은 없다. 더구나 가버린 옛 연인은 다시 기다리는 시대가 아니다.

 

그런데!

천년을 넘어 ‘2천년의 기다림의 여인이 있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끝내

망부석(望夫石)이 된 여인...

백제의 여인이다.

 

달하 노피곰 도다샤/ (달님이시여 높이 높이 돋으시어)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멀리 멀리 비쳐 주십시오)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아무 뜻없는 후렴구)

져재 녀러신고요/ (시장에 계신가요?)

어긔야 즌대를 디디욜세라./(위험한 곳에 발을 디디실까 두렵습니다.)

어긔야 어강됴리

 

어느이다 노코시라./(아무 곳에나 행상 물건 두고 오십시오.)

어긔야 내 가논 데 점그랄셰라./

(내 남편이 가는데 날이 저물까 두렵습니다.)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정읍사(井邑詞)!,

고교시절 외우느라 무던히도 힘들었던 이 노래는 백제의 노래다.

행상인의 아내가 남편이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자 남편이 무슨 해나 입지 않았을까

걱정하며 달님에게 남편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노래이다.

 

어느 시장에 있습니까? 다 물건 놓고 오시라어느 여인에게 빠져있습니까

다 두고 오시라로 해석하기도 한다

 

기다리며 그리워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

덩그라니 혼자임을 느낄 때 내가 누군가에게 기다림의 존재됨을 꿈꿔 본다.

 

정읍사(井邑詞), 그 천년 기다림의 도시 정읍! 거기에 자리한 최고의

단풍절경 내장산을 간다.

어느덧 다시 3년이 흘렀다. 단풍 아름다웠던 추억의 그 길..

 

정겨운 님들과 같이,

거기를 다시간다.

늦가을의 서정을 안고...

▲오늘도 Mentor 와 오랜 산우님들을 만나

산행을 시작했지.

 

3시간 반을 달려 11시 도착한

전남 순창군 복흥면 봉덕리. 대가마을.

어느덧 3년의 세월이 다시 흘러

세번째.

 

▲신선봉까지의 1.3K는 계속 오름.

만차의 인원은 

긴 줄로 아름다웠으니.

▲저기는 출발지 대가마을

'대가저수지'.

늦 가을의 햇살은

양광(陽光)되어 포근했고.

▲이젠 500m, 계절은 늦가을이지만

단풍은 미미했다.

자 길이 그래도 고마웠으니..

▲어느덧 먹는 재미로 앉은 인파들...

드디어 신선봉(神仙峯763M)

신선은 어디가고 바글바글.

하긴 총무님 얼굴이면 신선급.

▲ 기암괴석과 울창한 산림,

맑은 계류로 호남의 5대 명산 내장산..

▲ 신선봉을 중심으로 우측으론 연자봉-장군봉/

좌측으론 까치-연지-망해-불출-서래 -월영봉.

그렇게 내장 9봉은 이어졌다.

내장산의 최고봉은 신선봉..

▲오늘 산악회 코스는 우측으로 하여 연자봉 방향이지만

우린 좌측 6봉의 종주를 택했다.

▲산행 출발이 11시었으니

달리다 싶히 하여야 늦지않는 먼 길

서둘러 거기를 떠났고

신선봉에서 까치봉은 1.5K

▲세찬 바람은 옷을 입었다 벗었다.

그랬다.

▲어느덧 세월이 흘렀고

엉거주춤한 이순의 끝자락.

▲그리고 언제나 늠늠한 멘토.

오래오래 건강하자고.

▲이제 저기가 까치봉인데..

깊히 내렸다 올라야 한다.

▲산에들면 어떤 위선이나 가면도

벗는다 스스로.

▲그래서 산행은 위대한 여정이고

언제나 행복 한 길.

기다리며 그리워 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

덩그라니 혼자임이 느낄 때

내가 누군가의 기다림의 존재됨이 있을까?.

가파른 길을 여러번 오르내려야

 까치봉을 갈 수 있는 것.

까치봉까지 복잡한 것은 여기서

내장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기때문.

▲까치봉,  내장산 제2봉의 까치봉은

백양산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내장 9봉의 중심인것.

▲연지봉까지는 0.9K,

내장사로 내려가는 길은 2.4K

▲ 관리공단 홍보 지도엔 까치봉을 희작봉(喜鵲)으로 표기 했다.

까치는 희망의 소식을 알려주니..

전망좋은 곳에서 하늘도 보고,

바람도 맞고 그래야 하는데

5시간의 산행시간이 아쉽다.

▲ 이런 평 길은 내 달려야 했.

▲까치봉에서 망해봉까지는 1.4K,

그 사이에 연지봉이 있.

▲ 연지봉(蓮池峯)에 구름이 끼면

비가 온다던가.

 

이 곳에서 발원한 물은 원적계곡을 타고

금선계곡과 합류하여 내장호로 흘러가고 

동진강의 주류가 된다.

▲ 거기 한적한 곳에 앉아 진수성찬을 차린다.

깊은 행복감..

덜덜 떨리는 바람,

망해봉으로 향했지

 깊은 오르내림.

저긴가 하면

다시 내려가고, 올라가고.

양의 내장이라 하더니

깊은 내장 속으로 가는듯.

외로워 보이지 않는 몸짓으로.

천년을 넘어 2천년의 기다림,

백제의 여인을 떠올린다.

달하 노피곰 도다샤/ (달님이시여 높이 높이 돋으시어)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멀리 멀리 비쳐 주십시오)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아무 뜻없는 후렴구)

져재 녀러신고요/ (시장에 계신가요?)

어긔야 즌대를 디디욜세라./(위험한 곳에 발을 디디실까 두렵습니다.)

어긔야 어강됴리

어느이다 노코시라./(아무 곳에나 행상 물건 두고 오십시오.)

어긔야 내 가논 데 점그랄셰라./

 

(내 남편이 가는데 날이 저물까 두렵습니다.)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고교 시절 외우느라

무던히 힘들었던 '정읍사(井邑詞)!'.

▲연지봉에서 600m를 오르내렸고

여기서 방향을 틀어 불출봉- 서래봉으로 향한다..

망해봉(望海峯), 최고의 조망터,

뒤로는 정읍시가 

좌측으로 변산반도가 수려했다.

▲동북 아래로는 내장호가 자리하고

 그 주변으로 서래탐방센터가 있었다.

▲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하루종일 입에 붙은 백제 노래의 여인.

▲그 좌측으로는 정읍시가 이어졌다.

정읍은 군산,

그리고 이리라 불리던 익산과 연접한다.

멀리 장군봉을 시작으로 연자- 신선- 까치- 연지- 망해

그리움 처럼 흘렀다.

 방향을 동쪽으로 꺾어

불출-서래봉으로 간다.

▲여기부터는 오르내림의 고난을 각오해야한.

오르내림이 심하고

후들거림은 어쩔 수 없는..

낯섦중에도 익숙함이 존재하고

익숙함은 나를 덜 익숙함으로

이끄는 원동력

산행은 그런 활력이 있어 좋다

조금 더 여유롭게 걸으면 좋겠다

달리기 식 말고.

▲건너다 뵈는 장군봉-연자봉-신선봉,,,

말발굽 같은 종주길이라 생각했다.

외로워 보이지 않는 몸짓으로

그렇게 가는 것.

 

그가 바라보는 곳을 바라보고

그가 듣는 음악을 함께 듣는 것

동행자의 모습

▲망해봉에서 서래봉까지는  2.7K,

그 사이에 불출봉이 있는것.

▲불출봉(佛出峯) 

정상에서의 조망이 장관이어서 '불출운하'라 했다가..

여기에 구름이 끼면 가믐이 계속된다는 설..

가장 가파른 호남의 금강 길이니

오르고 내리는 계속.

일상을 잠시 로그아웃하고

나를 둘러싼 일들에 관심을 잠시 끄고

노력은 멈추는 것.

아직도 남자이고픈

어느덧 이순耳順 이후의 어디쯤.

바람을 질투하는 듯

따스한 햇살이 좋고.

삶이란 완전하지 못한 이들이

서로를 채워주며 서로 지탱해 주는 것...

산행이 그랬다.

나이가 들수록 사랑이 어려운 것은

익숙함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점점.

쉽게 귀찮음, 쉽게 피곤함을 버리고

미사일 바위처럼 힘차자.

▲단풍은 며칠이 아쉬운 빛깔.

▲서래봉은 이제 저만치 나타나고.

오랜 풍상의 나무,

늘 경외스럽다.

세월을 묵묵함으로 담아내는 길처럼.

..

 

내 옆에 있는 사실만으로

고마워지는 그런 .

그리던 하늘만 높푸르구나.....

참 시인, 화가들이 부럽다.

▲저 아래로는 벽련암 그리고 내장사.

종일 힘든 길을 같이 넘나든

아름다운 님들....

▲서래봉 쉼터.. 깊이 내려갔다 올라야 하고

서래탐방센터로 내려가기도 한다.

언제나 산행은

떠올리는 순간부터 설레는 것.

 

조금 더 여유롭게

조금더 행복하게 그렇게 그리워 하자.

▲삼거리에서 400m길은 엄청난 계단...

지리의 천왕봉 아래 200m같은 길.

꿈 속을 헤메듯 혼미한 길...

술취해 본 경험이 없으니

그 기분이 이 기분일런지.

외로움은 치열하게,

감정은 솔직하게.


 
가장 강렬하게 그리움으로 앓고 지나가면

남은 세월도 잘 견딜 수 있으려니.

촛불을 밝혀놓고 홀로 울리라

아아아아 너도가고 나도 가야지....

박목월의 시, 김성태가 곡을 붙인 이별의 노래..

사람도 나무도 혼연일체,

가을 빛깔은 그런거니.


또 다시 깊은 그리움이로 남을

아름다운 산행이었으니.

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오늘 종일 걸은 길은 저랬다.

짙은 그리움.. 겨울이오고 눈이 오는 계절도 오겠다.

▲'서래봉' 벽련암 뒤쪽의 거대한 바위 산,

농기구 '써래'를 닮아 이 이름이 붙었다

한낮이 끝나면 밤이 오듯이

 

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 ♪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날 밤에

촛불을 밝혀두고 홀로 울리라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사람도 나무도 혼연일체,

가을 빛깔은 그런거니.

▲내 달렸던 힘든 길은 짙은 그리움으로 남고

석양을 준비하는듯 햇살은 그랬다.

▲중앙은 내장사, 아래는 벽련암이다.

▲건너 신성봉에서 까지- 연자-망해봉---

그림같은 능성 종주 길.

▲연지- 망해봉에서 여기로 흐른 종주길..

놀랍고 아름다운 선물 같은 길.

▲내려와 벽련암 방향으로 1.1 K.

서둘렀다.

▲다시 오르내림이 기다렸고

숨이 막힐것만 같은 가을 풍경.

▲집채만한 바위상단,

산을 사랑하는 가슴에게 보여주는 풍경들.

▲이름을 뭐라할까

하늘을 향한 간절한 기도의 바위라 할까.

▲이제 본격적인 하산 길...

벽련암 뒤쪽의 단풍을 기대하고 내려선다.

▲멘토와 함께한 세월이 감사하고

또 한해의 가을이 깊어간다.

▲그 어떤 영웅도 모든 이에게 환호받지는 못하는 법이니

조금 더 느긋하게 그리고 여유롭게 걷자.

▲나무 한 그루도 봄이면 꽃 피고, 여름이면 찬란한 신록으로 덮히고,

가을 단풍은 설렘으로 저리 물든다.

▲흰 눈 오기전 그 모든 것을 훌훌 벗어 던지는 ...

그렇게 때를 분별 할줄 아는 나무처럼.

▲세상일 의지대로 되지 않았다고 슬퍼하지 말자

테어남 부터 오늘이 이어지는 동안

참 감사한 일들로 이어졌으니.

▲석란정이란 정자가 있던 모양,

유림들의 명성황후를 그리는 간절한 마음이

글씨로 남겨졌다.

▲그렇게 내려서면 벽련암. 뒤로 올랐던

서래봉이 벽처럼 서있다.

▲그렇게 산행의 고단함은 끝이나고.

▲찬란한 단풍 터널이 이어졌다.

▲1주일 정도의 시간이 아쉬운 길...

그래도 단풍은 불 탈것이겠다.

▲벽련암 길이 끝이나면

내장사 입구를 만난다.

▲내장사 일주문,

여기서 위로 올라야 내장사.

▲나태주 시인이 그랬다. '숲속이 다 환해졌다.

죽어가는 목숨들이 밝혀놓은 등불...

멀어지는 소리들의 뒤통수/  내 마음도 마노이 성글어졌다..

▲'우화정' 내장산의 대표이미지.

가을 단풍과, 겨울 설경에 어울리는..

▲우화정, 정자에 날게가 생겨나 승천했다는 전설..

아름다운 풍경

▲하얀 눈의 계절에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걷고 싶은 길.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상가 주차장까지 3k...

조금은 지치고 힘든 길

▲그렇게 맨토와 함께 다시 걸은 아름다운 답사길...

 만산홍엽은 아닐지라도

우리가 오기만을 기다려 만추의 풍경일까?.

 

일상의 즐거움을 다시 일깨워준 내장산

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다시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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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 김용임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