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산(九節山·565m)'
경남고성에는 도립공원인 연화산(524m)을 비롯 거류산(572m), 구절산(559m), 무량산(583m), 무이산(546m),
수태산(574m), 향로봉(578m) 등 500m대의 이름난 산이 여럿 있다 산들의 높이야 500m대 이지만
섬 산행을 하는듯 뛰어난 바다와 섬들의 조망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4년전 남촌마을에서 시작하여 곡산봉수대를 거쳐 구절산 종주 코스를 걸었었다.
구절산은 고성 땅의 동쪽으로 튀어 나간 동해면의 중심에 있는데 북쪽으로는 이순신 장군이
당항포해전에서 승전고를 울렸던 당항만이 잔잔한 호수처럼 자리 잡고 동쪽과 남쪽으로는
통영과 거제의 수 많은 섬이 그림 같은 풍광을 보여준다.
옛날 이곳에 한 도사가 살았는데 찾아온 사람이 아홉 구비 폭포에서 아홉 번 목욕하고
아홉 번 절하고 아홉 번 도사를 불러야 나타난다고 해 구절도사라 불렀다.
구절산 남서쪽 자락에 있는 폭포암에는 다른 전설이 전해진다.
폭포에 살던 용이 승천하다가 떨어졌는데 부서진 몸이 흩어져 폭포암 주변의 암반과 용두폭포,
백호동굴, 전망대 등을 이룬다고 한다.
용의 꼬리가 변했다는 법당 옆의 흔들바위는 ‘소원을 이루어주는 흔들바위’로 이름났다.
뛰어난 전망대 같은 바위들이 여럿 있었다. 평화로운 바다와 고성의 여러 곳들을 볼 수 있다.
거기를 다시간다. 초여름의 폭포를 기대하며 그렇게 걷는다.

▲어느 해 봄, 능선에 드릅나무가 많았던
내곡리 북촌마을- 곡산 봉수대, 종주길로 올랐던 구절산.

▲이른 아침, 붐비는 주차장은 어느덧 만석을 예고하고..
서둘러 가파른 폭포암으로 오른다.

▲애기동백과 비파나무가 즐비한 거기엔
전국의 산악인들 시그널이 가득했고

▲찜동 더위를 예비하는듯 안개 자욱한 바람 없는 날...
일행은 기대와 걱정으로 길을 나선다.

▲장마철이 분명하건만 벌써 열흘 넘게 오지 않는 비...
용두폭포의 위용은 '명맥을 유지한다' 란 표현이 맞을듯.

▲ 물 줄기 아홉 번 꺾인 용두폭포.
기암절벽과 가파른 폭포의 짜릿함

▲용두폭포의 머리 위로 출렁다리가 놓였다.
9개의 폭포중 제3폭포 위에 세워진
지상 50m, 길이 35m.

▲ 아득한 옛날 폭포에는 용이 승천하려고 하늘로 오르는데
마을 아낙들이 목욕을 했다. 이를 훔쳐 보았고 수행이 덜 되었으니 하늘의 번개 칼이 내려쳤다.
잔해가 흩어져 병풍을 두른 암반으로 변했다...

▲결국 용의 머리 위로 폭포가 쏟아졌고
그래서 '용두폭포'라 했다

▲용도 그렇게 훔쳐보다 승천하지 못 했다는데
형이하학 우리야 어쩌겠는가 가슴 울렁이는대로
훔쳐도 보고 그러는 게지.

▲어느 폭포든 비온 뒤가 제격이지만
비가오지 않으면 폭포란 이름이 민망한 전국의 폭포들

▲제주의 엉또폭포, 청도지룡산의 나선폭포,
강원 두타산의 여러 폭포들도 그랬다
비가 와야만 명성이 되살아 폭포 구실을 한다

▲비온 날 비류직하하는 여기,
작은 금강산, 설악산에 비유하기도한다.

▲천 길 단애와 암자, 흔들바위,
9번이나 꺾기는 폭포의 풍경은
어느 유명산에 뒤지지 않는다.

▲용이 시험에 들지않고 승천했다면
이런 풍경은 없었으리니
그래서 삶은 새옹지마인거야

▲천 길 단애라 표현한다. 출렁다리를 건너 백호굴로도 가지만
우리는 여기를 건너 오르기로 했다

▲폭포암. 옛날 이 암벽 위에 '사두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사명대사가 이끄는 승병들의 화살 만드는 기지 역할을 하다가
왜군들에게 불살라졌다.

▲그 후 이 절은 다시 세워지지 못하고
수직 암벽아래 폭포암으로 남았다

▲산신각으로 사용하는 백호굴,
벼락맞은 용의 내장은 굴이 되었고 여기에 호랑이가 살았다.
그렇게 전설은 백호굴이 된다.

▲용의 내장은 크고, 호랑이도 여러 마리 살았던듯...
작은 법당에 견줄만한 산신각.

▲다시 힘을 내어 1.8k의 구절산 정상으로 향한다.
용의 비늘들인가 작은 잔돌이 수북하고.

▲'지그재그' 하면 의태어 일건데
가파른 길은 의성어 되어
지그재그 소리가 들린다

▲날씨는 점점 개어가고
뜨거운 햇살이 들기 시작했지.
여러 번 소나기라도 왔으면 좋겠다. 좋겠다 하기도 하고

▲아직 안개는 덜 가시고 거류면
당동의 너른 들판이 들어난다

▲용이 하늘에서 추락하면서 뿔들은 전망바위가 된다.
나는 왜 이 풀만 보면 자꾸 땋고 싶은지....
딸을 하나 낳아볼까?

▲이런 광경을 보면 누구나 좁았던 학교 길,
가을이면 바짓 가랑이 이슬로 흠뻑 젖는 그런 길에
양 풀을 묶어놓고 '빨리 와 바라' 불러 넘어뜨렸던 시절을 추억한다

▲고무 줄 끊고, 풀 매어 넘어 뜨리고,
많이는 아니지만 '아이스께끼'하며 치마를 올리던 용기 많은 친구 덕에
함께 웃었던 소년은 주름 꽃이 핀다 어느덧.

▲절대로 나는 직접 '아이스께끼' 한건 아니다 같이 즐겼을 뿐.
하긴 같이 몰려 가 엿장수 정신없던 시절
엿은 한 두개 나두 같이 슬적 했을지도.

▲마당 멍석 위 모깃불 타는 냄새와
별이 우수수 떨어질 것 같던 밤 하늘,
팔베개를 하고 북두칠성을 찾았고 별똥이 흐르는 것을 바라보기도 했다

▲이제 서서히 건너 산들이 들어난다,
당동마을 좌측으로는 거류산,
거기 우측 삼각뿔은 통영의 벽방산이다

▲아침을 거른 우리는 10시지만 전망바위,
용의 뿔이라던 거기 자리앉아 한상을 펼친다

▲요리솜씨 좋은 님들이 갖가지 정성까지 얹은 맛있는 것들..
거기에 솜씨 서툰 도시농부의 상추, 마늘, 양파...
진수성찬이라 하자

▲갈림길, 여기서 정상을 다녀 와
흔들바위 방향으로 내려가면 된다

▲폭포암에서 2K를 온거고, 정상은 600m,
내려가는 코스는 1.1K, 가파른 길이다

▲'삼연리지'
발견자도, 이런 팬말을 세운 정성도 대단하다.
다른 종류의 나무가 붙어야 진정 연리지겠지만
어느 경우든 껍질이 변겨지는 아픔 위에 사랑나무가 된다

▲사람도 연리지 처럼 서로 다른 성격,
다른 자랏던 문화 배경
여기에 세월의 언덕에 비빈다면 단단한 한 나무가 되는거야.

▲그렇지 정상 바로 아래
이런 '용의 비늘' 들이 즐비했었다.
나무도 바위도 돌들도 그 시절을 추억하게 한다

▲말하지 않으면 몰랐을 것을,
가 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을
찬란해 보이는 삶은 그렇게 세월의 부딛침을 요소로 한다.

▲구절산(九節山·565m),
그렇게 고성사람들이 사랑하는 구절산에 닿는다

▲뒤로는 평화로운 당항포가 보이고
남서로 거류산이 가깝게 보이는 산.

▲뜨거운 바람은 더 견디기 어렵게 하고
햇살을 피하여 그늘을 찾는다

▲사랑하고 있지 않다면 여행하라,
여행하고 있지 않다면 사랑하라
그렇게 시작중이다

▲어느덧 6월도 저물어 가고
어느 만큼 삶의 엔진이 남아 있는건지 몰라도
부지런히 해 보려고.

▲정상을 떠나 왕복 500m 정도의 '대한바위'를 다녀오려고,
거기 풍광을 잊을 수 없어서...

▲겨울이면 기대어 밥먹기 좋은 용의 등줄기 같은 바위,
오늘은 뜨겁운 화로같다는 생각.

▲사람의 인연도 마찬가지 ...
한번에 단숨에 만나지는 인연도 있는 거고
바로 옆에 두고도 멀고 먼 길을 돌아서 와야 만나지는 인연도 있는거니까.

▲바로 눈 앞에 있지만 돌아가야하는 우회도로처럼,
바로 옆에 서 있지만 길고
긴 여정을 필요로 하기도 하지

▲호수 같은 당항포 ... 아직 운무 속에 가려있고
그 뒤로 공룡엑스포공원과
경남교육청 종합복지관이 추억으로 남았다.

▲'대한바위' 거기에 서면 정상은 저 멀리 올려다 뵈고
후끈한 열기에 발걸음을 재촉한다

▲동쪽으로 철마산성, 그리고 장파리의 상촌마을,
산속 내장 깊숙이 빨려들어간 대장 내시경은
임도가 양의 내장처럼 길게 이어진다

▲Love와 Lost...
사랑은 목적지가 절대로 아닌거야 길인거야..
그래서 사랑은 길을 잃는 것처럼, Lost인거지

▲평화로운 당항포만을 배경으로,
사랑이 동행이 되는 건, 남녀의 마음이 변해서가 아니라
마음이 하나로 합일되기 때문인거니..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와, 거류산을 건너다 본
큰 '용의 비늘'에 선다.
아무리 폼을 잡아도 세월의 심술은 별거 아닌 것으로 만들지만..

▲반대쪽 아래에서 쉬고 있는 대장님에게
찍어보시라. 사람이 아니라 용의 비늘이 우람하니까

▲늙어간다는 건 외로운 일이고
나이들어간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을...
살아온 날들에 대한 책임을 온 몸으로 져야 하는 거니까.

▲건너로 거류산, 좌측으로 벽방산은 아직도 운무 속에 희미하고...
맑은 날이면 지리산, 의령의 자굴산,
마산의 무학산까지 조망되는 그 곳은 그랬다.

▲예고 없이 비가 내리듯, 너라는 비가 내린다. 속수무책으로...
흔들리고 흔들리고 또 흔들리고
늘 그리움을 몰고온다

▲오랜만에 하아모니커를 꺼내 불었다. 익숙한
오빠생각, 고향생각을.

▲듬뿍 듬뿍 듬뿍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
우리 오빠 말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기럭 기럭 기럭이 북~에서 오고
귀뚤 귀뚤 귀뚜라미 슬피울건만..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다시 선 삼거리,
이젠 우측 흔들바위 방향으로 간다

▲그 1.1K 가파른 길은 지루했고
가도가도 끝이 없는 길이란 생각

▲드디어 출렁다리에 선다. 폭 1.5m, 길이 35m,
높이는 50m다. 110mm이상 호우가 내리거나, 초속 25m 바람이 불면
통제한다

▲뜨거운 날 관광객들은 가파른 길을 올라
여기를 돌아 백호굴 방향으로 한 바퀴 돈다.

▲9번 꺾이며 비류직하 하는 용두폭포 위에 산수화처럼 설치된 출렁다리.
사람을 불러모으는 요인중 하나이다

▲아래는 폭포암, 300m 아래 저기가 주차장이다.
그 아래로 용문저수지가 보인다

▲ 너른 평야 가운데 우뚝 선 거류산,
그래서 움직이는 의미의 이름을 갖었다

▲ 좌측으론 여전히 벽방산이 부르고,
한국의 마터호른 산들다운 조망을 자랑한다

▲다시 되돌아와 이제
암자 방향으로 내려가야지

▲ 하늘을 오르던 용의 비늘은
곳곳에 조망터를 만들었다

▲역사의 위인이나, 도력을 보여 주던
스님들의 자취는 유물이 된다

▲그래서 역사는 유물을 낳았고,
유물은 역사를 증언하고 있잖은가

▲번개맞은 용의 꼬리는 잘렸고
낭떨어지에 걸려 흔들바위가 된다.
TV방송에 소개된 이후 '소원을 이뤄주는 바위'로 유명세를 탄다.

▲한 사람이 흔드나, 두 사람이 흔드나 흔들림의 도度가 같다.
아래 주걱은 흔들임을 측정하는 도구다

▲대웅전을 뒤로하고 거기를 떠난다

▲뜨거운 날, 108계단의 그 길은
자꾸자꾸 생수를 찾게 되었고

▲아쉽게 거기를 떠나
거류면 소재지 당동리 목욕탕에서 몸을 씻은후
국도변 맛집에서 냉면을 먹는다. 들깨 칼국수, 해물 칼국수는 양이 많다

▲그렇게 뜨거운 날, 고된 산행 끝에 닿는 즐거움,
아름다운 동행으로 오래오래 같이 이자고 그렇게 감사했던 날.

▲초 여름의 어느 날.
그렇게 다시 걸은 구절산의 답사 길,
오래오래 아름다운 동행으로 추억으로 남겠다.
행복함, 감사함은 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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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던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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