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덕유 [德裕]
어떤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그 지역의 지리, 지도를 아는 것이
필수 조건이리라.
즉, 그 나라나 어느 지역의 사건, 혹은 전쟁이 일어났다 했을 때 그 원인과, 대비를
위해서는 우선 어디서 일어났는지를 알아야하고, 또 그 사건과 전쟁의 전개과정이나
결과를 알려면 어디에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었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거대한 중국 대륙도 땅과, 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땅은 대륙과 섬 그리고 산과
산맥이 있으며, 물은 바다, 강, 호수를 알면 끝난다.
중국 지리는 하.수.강.만 알면 된다. 하(河)는 황하, 수는 ‘회수’, 강은 장강이라는
양쯔강이다. 이를 바탕으로 모든 전쟁, 경계, 그리고 오늘날 문화 문명이 나뉜다.
일본은 어떤가? 7,000개가 넘는 ‘섬나라’다. 그 중 다섯 개의 큰 섬으로 구성되었는데
북쪽 ‘홋가이도’, 본토격인 ‘혼슈’, 그리고 ‘시코쿠’, 부산에서 가까운 ‘큐슈’,
남쪽 ‘오키나와’다.
이 다섯개의 섬들이 1,900K 긴 활처럼 이어졌는데 부산에서 대마도는 50K,
큐슈는 200, 혼슈는 250K에 불과하다.
모두 부산에서 서울까지(440K)보다 훨신 가깝다. 그러나 일본에서 중국은
동중국해를 건너 800K 된다.
이처럼 어느 나라의 역사를 연구하든, 여행을 계획하든 그 곳의 지리, 지도를 아는 것이
필수적이다.
우리의 산행을 보자.
‘소백산을 다녀왔다’해서 풍기로 올랐냐, 단양으로 올랐느냐? 물으면 전혀 모른다.
그냥 앞 사람만 따라갔으니 강원도를 갔었는지, 충청도를 갔었는지 모른다.
오직 산이 좋아 그렇게 다니는 것도 유익하고 때로는 부럽기도 하다.
그러나 필자는 어디를 여행하든지, 산행을 하든지 우선 그 곳의 지도를 자세히 알아야 하고
그 지역의 역사적 사건도 알고 싶어 한 주간 전부터 연구한다.
그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어쩌랴 그것도 내 몫인 것을....
2023년!
어느덧 새해가 밝았다.
정겨운 장수산악회 산우들과 벗하여 다시 전북 무주와 장수, 그리고 경남 거창과 함양에
걸쳐있는 남덕유를 간다.
아련한 그리움이 그 종줏 길에 추억으로 남은 그 곳을....
▲'양악호'(전북 장수군 계북면 양악리24-5)
거기에 서고...
▲논개의 기개가 빛나는 장수!
'‘2덕(德), 3절(節), 5의(義)’라 하여
열 분을 ‘장수를 빛낸 인물’'로 꼽는다
.
▲산이 아름답고 물이 긴 고을 장수!
장수의 인물 열 분, 먼저 2덕은, 명망 있는 '황희' 정승과
정몽주에게 학문을 익힌 '백장'을 말한다.
▲3절은 의암 논개, 그리고 충복이었던 정경손,
순의리(殉義吏)로 추앙받는 백씨을 말한다.
▲충절의 여인으로 알려진 논개는
대한민국 전 국민이 모르는 이가 없다.
백두대간 영취산을 가노라면 논개생가, 사당등을 볼 수 있었다.
▲'장경손'은 임진왜란 때 목숨으로 장수향교를 지킨 인물이고
이름도 없이 '백씨'로 알려진 사람은 고을 현감을 모시고가다
현감이 말에서 떨어져 죽자 자기고 따라 죽었다.
▲4여년만에 만나는 반가운 이진희님.
오늘 동행하여 반갑고 고마웠다.
▲여기 토곡동 계곡은
전북 의병들의 남덕유 기슭 이었다.
겨울 바람과 눈이 애달프고, 스산하게 다가온다
▲여기 계북면에는 한글 학자로 유명한 정인승 기념관이 있다
우리말 연구와 보급에 일생을 바친 애국지사다.
▲다음으로 5의를 보자. 5의는 백용성 조사, 정인승 박사,
의병대장 전해산, 문태서, 박출실을 말한다
이 분들은 모두 구한말 일제강점기에 조국을 지켜낸 인물들이다.
▲백용성은 3.1운동 33대표중 불교계 인물이다.
일본의 친일화 불교에 저항한 인물이다.
▲전해산 의병장은 임실 출신의 유학자인데
고종의 밀조를 받아 대동 창의단을 구성했다.
▲그의 장례 때 수천명이 모였고 상여가
집 앞 냇가를 거너가자 부인은 음독 자결한다
번암면에 의병장 부부 묘가 있고 번암중학교에 추모비가 세워졌다.
▲문태서 의병장은 덕유산을 근거로 여러번
일본군을 무찔렀으나 부상을 입고 체포되어
대구 형무소에서 사형 당했다..
▲장수출신 박춘실은 을사능약 이후
60여차례 의병황동을 하다 잡혀 대구 형무소에서
벽을 부수고 100명을 탈옥 시킨 후에 자결했다.
▲의병들의 본거지 계곡을 올라 그런가
장수의 인물들을 마음으로 추모한다.
▲'무진장'의 고장 장수는
백두대간과 금호남 정맥이 지나는 산간 지역이다.
▲오래오래 산 좋고 물길 긴
아름다운 고장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했다.
▲여기 양악코스 비탐지역이다. 물 길마다 다리가 있고
데크도 잘 정비 되었는데
왜 비탐지역인지 모르겠다.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 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문정희 겨울사랑)
▲날씨가 포근하여 다행이지만
문 덮힌 가파른 길은 힘듦이었다.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일이 있어서 기쁘다/.
▲이증환의 "택리지"에는
"덕유산은 흙산인데 구천동이 있고
천석(泉石)이 깊숙하다"했다.
▲덕유를 여기로 오르는 것은 처음,
지리 다음으로 참 많이 올랐던 길 이었지.
▲봄 날의 아름다운 꽃들과
여름의 원추리를 비롯한 야생화들...
가을은 어떤가! 참 아름다운 산이다.
▲내가 언제나 부르고 싶은 이름은/
언제나 들녘에서 너울거리는/
억새 같은 당신입니다./.
▲어느 계절 종주해도
참 아름다운 산이었지.
▲눈 덮힌 데크 길을 오르고 오른다.
살아가면서 걷는 길처럼
▲오늘도 하광효회장님은
변함이 없고.
▲ 배가 부를 땐 식사를 멈추면 되고
졸릴 때는 자면 되는데
▲ 그리워 눈물 날 때는
어느 때에 멈춰야 하나?
온 몸의 수분이 말라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일까?
▲이제 막바지 힘을 내어 오르는데
바람이없고 온화한 날씨가 얼마나 다행 이었는지.
▲그렇게 올라서면 '월성재' , 백두대간 길.
종주때 향적봉에서 여기를 내달릴 때
다리에 쥐가 나기도 했었다.
▲거기서 남덕유는 1.4K, 그 가파른 길은
지리의 법계사에서 천왕봉을 오르 때 생각이 났다.
▲월성재에서 향적봉을 향하여
북쯕으로 가면 삿갓봉이 나오고
깊은 삿갓재 대피소가 자리했다.
▲눈을 보러 왔는지 좁은 길에
오가는 이들로 정체를 이루기도.
▲도종환은 가도록 그냥 두리고 했지만
오늘 여기는 머물고 싶은,
그런 곳이었다.
▲건너로 겨울 '서봉'이 우람했다.
▲내려와 밥 먹는 이들이
그리 부러웠지.
▲힘을 내보자
겨울 햇살이 이렇게 아름다우니.
▲몇번의 바람, 얼마의 천둥소리가 지나간 고개일런지
세월은 다시 한 해가 시작되었다.
▲아직도 이 산 너머에 그리움을 남겨두고
잿빛 눈이 펑펑 내릴적에
그 때도 여기는 그렇게 반기겠다.
▲이제 서봉으로 가는 삼거리
남덕유는 100m가 남는다.
▲저 멀리 무룡산-동엽령-백암봉-중봉-향적봉
오늘은 선명하지 못하지만 그 길을 오갔던
그리움의 울렁임은 여전하고.
▲기대와 설레임은 배가 되고
그대로의 모습, 남덕유를 그려보았다.
▲아! 남덕유,
영각사 방향에서 오르는 이들도 가득하고
바람없는 포근함은 그대로였다.
▲여기서 향적봉은 15K,
그러나 그 길은 지리종주보다 더 힘들었다는 느낌.
▲'장수' 산악회는 줄 서서 기다릴 여유가 없으니
옆으로 그리 앉았다.
▲그 시절 넋을 잃고 향적봉을 바라봤던 그 곳에서
쉼없이 흘러가는 구름을 보았다.
▲남쪽으로는 함양의 영각사 방향,
철 계단이 끝없이 이어지던 그 곳으로
인산인해.
▲서봉은 저렇게 우람했고
백두대간 길은 서봉-할미봉-육십령으로 이어진다.
▲다시 거기를 떠나려 한다
다시금 그리움을 남겨두고.
▲아! 덕유...
앞 삿갓봉- 무룡산- 백암봉- 중봉-향적봉...
꿈 같은 그 길은 가슴으로 남았다.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거기서 허겁지겁 맛있게 밥을 먹고
'우리 먼저 갑니다. 그 하얀 달걀하나 주세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가 갈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도종환의 '바람이 오면' 시
▲눈 덮힌 길을 내려가는 길은
평상시보다 훨씬 포근하고 빨랐으니..
▲다시 이 길에 봄이 오고
다시 여름도 오겠지
그리운 발 길로
▲다시 월성재에 서고
여기서 동쪽으로 황점은 3.8K,
북쪽으로 삿갓재 대피소는 2.9K.
▲이제 여기서 내려서면
그리운 꿈 같은 길은 가슴으로 남겠다.
▲월성재에서 황점으로 가는 3.8k는
처음 2K여가 엄청 가파른 길.
▲박기봉 총무님과
그보다 더 존경하는 예진아씨.
뭘 다짐하는지는 모르는척 하는 수밖에.
▲어디서나 동심을 잃지 않은 여인을 보면
참 아름다웠으니.
▲괜찮다고 이만하면 감사한 삶이라고
다시 흐뭇한 길에 접어들고.
▲나를 둘러싼 일들에 대해 아무런 관심을 멈추고
하얀 길을 가는 이들
자유로운 영혼이란 생각.
▲여행을 좋아하고,
산행을 즐기고
문화 답사를 많이 다니자고 새해소망으로 다짐했다.
▲이제 길은 평온,
인생의 어느 지점에 놓아버렸던 누군가는
그렇게 멀어지다 결국 가슴으로 남는 거니까.
▲뒷 모습은 누구라도 쓸쓸한 법
사람들이 눈을 부릅뜨고 싸우는 건
어쩌면 뒷 모습늘 숨기고 싶어일 수도.
▲늘 푸르름의 봄 일 수 없는데
산죽은 한 겨울도 그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나를 향한 관병식처럼
커다란 낙엽송은 하늘로 솟고
▲내가 하는 일, 내가 가는 곳, 내가 먹는 것
내가 만나는 사람...다 소중한 것을.
▲국립공원 관리공단 '남덕유 분소'는
거기에 있었다.
▲거기서 아이젠을 벗었지
가벼워진 발, .홀가분한 마음.
▲월성계곡의 마지막 동네 황점마을.
▲거기에 박공3형제의 항일사적비가 있었다.
▲ 삿갓재 골을 따라 대피소는 여기서 오른다.
어느 해 안성-동엽령-무룡산-삿갓재를 거쳐 여기기로 왔었다.
▲반가이 다시만난 장수 회원님들...
언제나 건강하시기를.
▲좌측으로 남덕유, 우측으로 무룡산을 뒤로하고
자리한 아름다운 황점마을.
거창 북상면 월성리의 아름다운 동네다.
▲전국에서 몰려든 산악회 버스들,
주차장을 가득 채우고도 여기까지 선다.
▲ 몇달전 기백산-금원산을 내려와 갔던 수승대의 한 식당,
뜨거운 동태 전골이 입맛을 돋운다.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거야,
회장님의 건배사, 위하여!, 장수산악회를 위하여!.
▲우리 모두의 맨토 이대호 고문님,
78세 그 분을 쫒아가다가 뱁새꼴 될뻔한 날,,,
오래오래 건강하시기를...
▲점점 멀어져 간다. 아름다운 산 덕유 능선길이...
하얀 눈 속을 꿈결같이 걸어간 하룻길
다시 짙은 추억의 그리움이 되고.
다시 저물어간 그리운 하룻길 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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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사랑 / 고정희
그 한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번의 이슥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