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 겨울,
정겨운 동행자와 함께(남자 아님) 삼척,태백,정선으로 겨울여행을 한 적이 있다
‘구절리’런가? 추운 날 환상적인 눈 덮힌 강가 7K여를 ‘바이크’를 타고 ‘아우라지역’에 도착하니
벌써 사진이 인화되어 펼쳐져 있었다.
그 바이크 길 중간 쉼터에 ‘어묵’ 국물이 맛 있었다.
정선은 강원도 깊은 고을이다. 서쪽으로 원주와 평창, 동쪽으로는 삼척, 동해, 강릉으로 남쪽으론
태백과 영월로 둘러 쌓였다.
‘아우라지’는 백두대간에서 발원한 골지천과 송천이 합쳐져 남한강이 되는 곳이며, 정선은
한국 민요 아리랑의 발상지이다.
어느 해 봄 ‘화암동굴’을 가는 관광버스 기사는 ‘정선은 아무리 둘러봐도 우리 마누라
’궁뎅이‘ 만한 밭떼기 뿐이다’ ‘방송’했다. 그 기사 분 그날밤 혼낫을 거다.
정선은 백두대간의 가운데 위치하여 사방이 산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해발 1,000m내외의
산들이 산재한다 20세기 석탄산업과 함께 발전하였으나 지금은 인구 4만의 작은 고을에 인근
‘사북읍’에 ‘강원랜드’가 있다
정선에는 자연발생 경승지와 문화유적지등 관광 명소가 많다.
몇해전 갔던 ‘화암동굴 ’의 그 길이와 규모가 놀라웠다. ‘곤드레나물밥’이 정갈하고 맛있었고
특히 밑반찬으로 나오는 '뚱채' 나물은 씹히는 맛이 부드럽고 깔끔했다.
오늘은 ‘민둥산’(1117m)을 간다.
민둥산에 억새가 많은 것은 산나물 채취를 많이 하기 위해 매년 한 차례씩 불을 질렀기
때문이라는 설과 옛날 하늘에서 내려온 말 한 마리가 마을을 돌면서 주인을 찾아 보름
동안이나 산을 헤맸는데, 너무 열심히 뛰어다닌 탓에 그 후로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억새만
자란다는 설이 있다.
산행 부근 ‘화암약수’ 주변은 국민관광지로 조성돼 있고 인근에 화암8경이 있는데
이로 인해 당초 정선군 ‘동면’이었는데 단순한 방위각에 따른 명칭 대신 지역 특색에 맞는
이름을 붙이자는 여론이 거셌고 주민투표를 거쳐 95%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화암면’으로 개칭했다.
내 고향 충북의 북부, ‘단양휴게소’이다.
설악을 오갈 때 이 휴게소에 드른다
특히 뒤에 둘레 1K의 ‘적성산성’이 있어 이 휴게소에서 오를 수 있다.
조망이 가히 놀랄만하다.
이 성에서는 1978년 ‘단양신라적성비’가 발견되어 역사학계의 대사건이었고
국보로 지정되었다.
오랜 세월 ‘성재산’ 오르던 산꾼들 등산화 흙 털던 돌이었단다.
들머리인 '증산초교' 주변에서는 민둥산 억새꽃 축제가
매년 10월 초부터 11월 초까지 열린다.
정선 여행때 이 길 421번 지방도를 지났었다.
'정선선'철도도 있고..
‘갈대’와 '억새'는 어떻게 다른가?
혼동해서 쓴다. 창녕은 화왕산 정상 억새를 기념하는 축제를 ‘갈대제’라 쓰기도 했다 ,
억새는 산, 건조하고 척박한들에서, 서식하며, 잎은 날카로워 손에 상처를 입기 쉽고
줄기, 속이 차있고 키는1~2m로 여성중에서 ‘깔끔쟁이’ 이미지라면
'갈대'는 강가나 습지에서 자란다. 잎이 가늘고 길며, 속이 비어있고, 굵다.
2~3m이며, 남성중 터프가이 이미지이다.
전국에 모인 산꾼들로 길이 막힌다.
준비운동도 없이 그저 내 닫는다
모이라 아무리 소리해도 모여지지가 않는다.
그 틈을 타 사진 하나를 부탁했다.
찍고 보니 옆에 존경하는 '광산'선생님이 ..
줄 서서 500여 미터를 가파르게 오르니 삼거리가 나온다
완만한 길은 2.6K 급경사는 2.2K 란다
급경사길를 택한다.
급경사 낚엽송 길을 한참을 오르니 임도가 나타난다.
어묵, 컵라면 등을 판다. 한참을 기다리다 다시 오른다.
이번 산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억새의 물결도, 조망도,
아니다.
그 동안 보기 힘들었던 많은 그루의 낙엽송과 자작나무등이다.
좀더 지나 잎들이 노란 가을빛으로 물들고
그 모습이야말로 정녕 잊기 힘든 광경이리라.
날씨는 흐리고 빗방울이 떨어진다.
이제 출발지 증산초교 동네도 조망된다.
맑은 날이면 참 조망이 좋았을 건데...
전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다.
바람은 세고 손가락이 얼듯 시리지만
아직 가을은 본격적이지 않다.
맑은 날에는 동쪽으로 함백산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해발 1300~1500m급
백두대간 주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북쪽으로는 노추산과 가리왕산 등의 명산이 눈에 든다는데..
그래도 안개 자욱하지 않은 것만도
얼마나 다행이런가
이윽고 정상부 모습이 시작된다.
'억새'나 '갈대'나 강한듯 보이지만
식물들의 '투쟁'에서 밀려 억새는 이런 산정으로,
갈대는 물가, 자갈밭에서 살아가는거다.
바람은 엄청 세어지고
이런 날 '아이스케키'를 판다. 장사가 될 리 없다
땀흘려 지고 올라 왔을건데...
그래도 이렇게 들어나는 산 마루금이 호쾌하다.
2.6K 완만한 길을 오르는 이들을 여기서 만난다
민둥산은 이름에서 풍기는 이미지 그대로 정상부에 나무가 거의 없고
온통 억새로 뒤덮인 산이다.
20만 평(약 66만㎡)에 달하는 광활한 고원에 펼쳐진 은빛 억새의 물결은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그야말로 장관이다.
비는 오고 바람은 세고...
멀리 조망할 겨를이 없다. 손가락이 얼얼하다.
그래도 어마어마한 인파다.
백두대간의 산 줄기는 여전하고
골골에 담긴 설화도 신화도
정선의 아라랑 구슬픈 가락도 베어있으리..
광할한 평원!.
같이 흔들릴 때 그 모습이 장관이다.
억새는 가을산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약방의 감초.
산정에 올라 흐드러지게 핀 은빛 억새가 바람에 흩날리는 것을 바라보기만 해도
왠지 모를 황홀경에 젖어들게 마련이다
저마다 오르지만 추워 정신이 없다.
산정엔 어묵,사발면 파는 이들도 있어 제일 부럽다...
겨우겨우 인파속에 '오솔길'가족을 불러본다.
뒤의 두팔벌린 이는 우리가족이 아닌데..거기에 정상석이 있다
오늘따라 뒤에 짝지도 떨구고, 나도 버리고 가던 송산대장님.
웬 여인를 '동생'이라고 소개한다 경기도에서 왔다고...
난 속으로 두 가지를 생각했다 하나는 'X동생'인가?
또 하나는 뒤에 짝지가 곧 당도 할건데....
그런데 진짜 동생이란다. 아! 각기 다른 지방에서 올라 와
산정에서 만나다니 부럽다.
대단한 미인에 더 놀란다.
가을 억새 산행은 어디가 좋던가?
부산 하단역에서 올랐던 승학산, 해운대 장산’과
화왕산, 신불산 재약산(사자평) 천성산 등
영남알프스의 유명 억새산들,
그리고 전남 장흥의 ‘천관산’까지 ... 그랬다.
여기서 식사? 꿈도 못 꾼다..
내려가자.얼어 죽기전
빗길에 두분이 엉덩방아를 찧는다.
이름은 생략한다.(이 사진에 있다)
남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운 '살신성인'이니..
급히 내려간다.
손가락 동상 걸리겠다
임도에 내려선다
그렇게 기온이 다르다. 같이 점심을 먹는다.
지나가는 분들이 싸우는 줄 알았으리라...
시끄럽다
밥 먹고 나니 더 떨린다 서둘러 다른 길로 내려간다.
가을 빛이 간간히 있다
가을빛이 있어 다행이다.
그 길은 포근하고 아늑하다
이번에는 낙엽송 천지다.
원점회귀 말고 화암 약수쪽으로 내려가면 더 하다는데..
관리를 안했는지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된
나무들은 쓰러져있고
내려오는 길은 짧은 게 아쉼이다.
여기로 오르는 이들은 정상의
그 '처절'한 추위를 모르리라
동네 뒷산 같은 안연한 길이다.
이윽고 내려선다.
사북, 정선, 태백, 영원...
글자만 봐도 반갑고 정겹다
억새축제의 끝 물인듯 하지만
산꾼들이 참 많다.
아리랑. 아우라지. 정겨운 그 이름들 한참을 찾아본다.
추억의 구절리, 아우라지역도
원점 회귀로 짧았지만 날씨 좋은날
정상넘어 철분 함유량이 풍부해 건강에 좋다는 '화암약수'
방향으로 가면 좋을듯 하다.
그렇게 먼 길 민둥산 산행은
또 하나의 추억이 되고
가을은 점점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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