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나의 이야기

[스크랩] 고 김대중대통령 6주기를 추모하며?

산꾼 미시령 2015. 8. 18. 12:11

 

 

 

 

 

 

 

 

 

 

 

 

 

 

 

 

 

 

 

 

~~김대중 대통령 6주기를 추모하며ᆢ~~

 

"다시 어둠이 세상을 지배하는 때가 올 것이다.

새벽처럼 돌아올 것이다.

죽어도 죽지 않을 것이다."

 

김대중대통령의 말씀이다"

 

"평화·인권의 상징,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은 오늘날 현실 속에서 더 선명히 깨어있다. 우리 또한 행동하는 양심으로 깨어있을 것을 다짐한다"

 

개발독재시대에 맞서서 민주화를 이루내기 위해서 온 몸으로 맞섰던 "행동하는 양심 김대중!"

 

큰별이 지고난 뒤 ᆢ

불통의 어두운 시대에ᆢ

 

가슴 속 깊은 곳으로부터 솟구치듯 그가 그립다!

"부디 이 어둠을 밝혀 주소서 ~~"

~~~~~~~~~~~

당신은 우리입니다 /고은

당신은 민주주의 입니다

어둠의 날 들

몰아치는 눈보라 견디고 피어나는 의지입니다

몇번이나 죽음의 마루턱

몇번이나 그 마루턱 넘어

다시 일어나는 목숨의 승리입니다

아 당신은 우리들의 자유입니다

우리입니다

당신은 민족 통일입니다

미움의 세월

서로겨눈 총부리 거두고 부르는 노래입니다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

그 누구도 바라마지 않는 것

마구 달려오는 하나의 산천입니다

아! 당신은 우리들의 평화입니다

우리입니다

당신은 이제 세계입니다

외딴 섬 아기

자라나서 겨레의 지도자

겨레밖의 교사입니다

당신의 고난

당신의 오랜 꿈 지구의 방방곡곡 떠돌아

당신의 이름은 세계의 이름입니다

아 당신은 우리의 내일입니다

이제 가소서

길고 긴 서사시 두고 가소서

 

~~~~~~~~~~~~~~

後廣 金大中/오 인 태

 

女仙 하선고가 입은 연잎 옷을 荷衣라 했으니

여기, 신안군 荷衣島에서 신선처럼

한 세월 유유자적하실 수 있었겠으나

어쩌랴 운명이 그이를 난세의 가운데로 불러

선지자의 지팡이를 들려준 것을

 

그리하여 선지자께서는 겨레의 중심이셨다

온 나라의 중심이셨다

명실상부한 민중의 중심이셨다

선지자께서 지팡이를 두드리자

절룩거리던 민주주의가 곧추서 일어서고

또 한 번 지팡이를 두드리자

바닥 난 나라의 곳간이 넘쳐났다

녹슨 분단의 빗장이 스르르 풀렸다

 

무장 해제된 하늘에서 밝고

순한 햇빛이 무진장 쏟아지고

새들은 경계 없는 대지 위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모든 산맥이 일제히 기지개를 켜고

강물은 순리대로 유유히 바다로 흘렀다

나무와 곡식은 제 맘껏 자라 열매 맺고

더불어 뭇 짐승과 벌레들은 생기발랄

까불대며 날로 번창했다

 

선지자의 국민들은 부지런하고 성실했다

온화하면서도 씩씩했다

온 국민이 선지자를 우러러 따르고

온 인류가 선지자의 나라를 부러워했으니

선지자께서는 실질적인 공화국의 첫 대통령이셨다

선지자의 앞은 늘 좁고 외로운 가시밭길이었으나

선지자께서 닦으신 뒷자리는 바다처럼 넓디넓어서

세상은 선지자, 그이를 後廣이라 불렀다

 

이제 선지자께서는 무거운 지팡이를 내려놓으시고

홀연히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셨으니

지금쯤 신안군 荷衣面 後廣里

초옥 툇마루에서 천년 전 하의를 꺼내 입으신 채

유유자적 거문고를 뜯고 계실지 모를 일이나

한낱 시인의 구구한 헌사가 무슨 소용 있으리

이미 그이의 족적이 모두 엄연한 역사이거나

말씀마다 치국경세의 탁월한 경전이거늘

 

다만, 오늘 시인은 선지자께서 떠나신

다시 어둡고 살벌한 이 아수라의 시대에

손수 적으신 글귀 하나를 밝혀 감히 추억하나니

“四海同胞 萬邦一家”라

실제, 그이는 동서고금을 망라하는 위대한 세계인이셨다.

~~~~~~~~~~~~~~~

말 안 해도 알제, 잘 알것제~~

어머니와 선상님/이 원 규

어젯밤 꿈속에 지리산에 오셨다

살아생전 김대중 선생을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어머니

소복을 입고 산중 외딴집을 찾아와

밤밭에서 자꾸 나를 불렀다 야야, 막내야

한 갑자 전에 백범 선상이 가시고 참 마이도 죽었다

그러다 난리가 났다카이

지발, 네 애비처럼 되지 말거래이

말 안 해도 알제, 잘 알제?

87년 대선 때 경북 문경군 마성면 하내리에

공정선거 감시단으로 귀향했을 때

어머니는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군청 강당에서 개표를 하는데

서성국민학교 투표함에서 김대중 표 석장이 나오자

마치 반공궐기대회처럼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울그락불그락 관료들 앞에서 새마을지도자가 소리쳤다

빨갱이 세 놈이 있었구만, 내 안 봐도 다 안다카이!

비밀투표였지만 공개적인 비밀이었다

 

후배 재국이와 나, 그리고 나머지 한 표는 누구일까

찬바람에 깡소주를 마시면서도 내내 궁금했었다

이른 새벽 술 냄새라도 풍길까봐 막 돌아눕는데

어머니가 혼잣말처럼 말했다

내는 안다. 저 선상님은 간첩이 아이라카이, 그렇제?

그로부터 딱 10년 뒤에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내일은 좋은 일 안 있겄나?

 

나 가고 나믄 니도 인자 험한 일 좀 고마하거래이

수절 40년의 어머니가 밤나무 가지를 타고 오르자

바로 그 다음날 선생은 대통령이 되었다

장례식 날 불효막심하게도 감사의 큰절을 올렸다

어무이, 발목을 놓아주시니 고맙심더

이제 내는 서울에서 별로 할 일이 없어졌심더

마침내 사표를 내고 지리산 입산의 명분이 생겼다

그리고 다시 10년 뒤

어머니 제삿날 무렵에 정권이 바뀌었다

나는 무작정 5대 강을 따라 걷기만 하다가

노무현 순명(殉名)의 충격으로 이미 몸의 반쪽이 무너지고

88일만에 선생의 나머지 반쪽마저 무너지고

역주행 한반도가 다시 20년 전 아니 60년 전으로 돌아간 뒤에야

꿈속에서 어머니를 다시 만났다 야야, 막내야

정신 바짝 차리거라 한 갑자 전에도 선상이 가시고

참 마이도 죽었다 그러다 난리가 났다카이

말 안해도 알제, 잘 알제?

그러나 나 아직 어머니의 말뜻 몰라

곰팡내 나는 <송하비결>까지 들추는데

2010년 경인년 봄의 백호쟁명살이 심상치 않다

산 아래 핏빛이 돈다(山下血光)

도시 가운데가 불타고 연기가 오른다(都中焚煙)

꺾이고 꺾이고 벗겨지고 벗겨지리라(折折剝剝)

예언은 그저 그 불행의 경계일 뿐이라지만

시대의 큰 어른들이 다 떠나고 난 뒤에

행여 누가 있어 이 피바람을 잠재울 것인가

한낱 종이쪼가리 비결 앞에 무릎을 꿇으며 묻는다

어무이, 눈물의 값에 외상이 있능교?

어무이, 참말로 피의 값에도 외상이 있능교?

 

 

*위 추모시를 김대중대통령의 영전에 바친다!*

출처 : 아름다운세상을 꿈꾸며~~
글쓴이 : 범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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