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아! 지리산

[스크랩] 낙남정맥 2구간을 회상 전망하며!

산꾼 미시령 2015. 7. 14. 13:20

설렘으로 맥 산행을 기다리며 그 볼테기 얼얼하며 끝없던 산죽 길을 회상한다. 민족의 비극마다 깊은 상처받은 그 길ᆢ 영화로도 70년대 만들어지고 한달 전 EBS에서도 다시 방영한, 황정순의 연기가 아련한 그 윤흥길의 '장마' 그것을 요약하여 적어 본다


* 6ㆍ25는 한 가족을 비극으로 몰아넣었다.
주인공 소년의 외할머니의 아들은 국군으로, 친할머니의 아들은 빨치산으로 전쟁터에 끌려갔다.
비록 아들들은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었지만,
두 할머니들 만큼은 서로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다.

그러든 어느날 지루한 장마의 시작과 함께 외할머니는 아들(주인공의 외삼촌)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는데ᆢ
격분한 외할머니는 빨치산들에게 온갖 저주를 퍼붙고ᆢ
빨치산에 대한 저주는 친할머니 아들(주인공의 삼촌)에 대한 저주 아니런가!
친할머니는 '그러면 내 아들이 죽으라는 말이냐'며 노발대발한다.
이렇게 두 할머니의 사이도 틀어지게 된다

그러던 중 동네에서 빨치산이 전부 소탕당 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ᆢ
가족들은 모두 삼촌이 죽었다는 체념에 빠진다.
그러나 친할머니 만큼은 곧 아들이 돌아오리라는 점쟁이의 말을 철썩 같이 믿고ᆢ

그리고 점쟁이가 약속한 그 날이 다가왔다.
마을사람들까지 모두 모여 군대간 삼촌이 돌아 올꺼라며 우리 가족을 위로해ㅈ준다.
하지만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런데! 군대간 아들 대신에 스믈스믈 기어서 집으로 들어온 것은 커다란 구렁이었다.
친할머니는 그 구렁이를 보고 기절하고ᆢ
그러나 외할머니는 그 구렁이에게 극진한 대접을 해준다.
구렁이는 삼촌의 현신이었던 것이다.

눈을 뜬 친할머니는 자신이 잠들었던 동안
외할머니가 그 구렁이에게 어떻게 대접 해 주었는가를 듣고 고맙다고 말하고ᆢ
두 할머니는 다시 화해를 한다.

'장마'에서 구렁이가 등장하는 장면은 꽤 인상적 이었다. 그것은 민족간의 이념대립을 토속 신앙의 힘을 통해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근대적인 이념은 이지적 이성적이라면
전근대적인 토속 신앙은 감각적 감성적이리라.
그래서 외할머니와 친할머니가 구렁이에 얽힌
토속신앙을 함께 믿고 있다는 것은,남과 북도한 민족으로서 공통의 정서적 기반이 있음을 암시한다.
이 공통의 기반이 남북화해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리라.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남한과 북한의 정서적 유대감이 사실 얼마나 깊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간간히 TV에 나오는 북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이 질감이 상당히 많이 느껴진다.
김일성 사진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북한 응원단의 모습도 이해할 수 없고
북한이 자랑하는 매스게임은 멋지기는 한데 다소 무서운 기분이 들기도 한다
오히려 북한 드라마 보다도 경기장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정서가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질 때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족 공통의 정서를 회복하여 남북한 이념 대립을 해소 하자'는
이 소설의 주제가 얼마나 현실성 있는 것일까?
..
그래도 어쩌겠는가 자꾸자꾸 만나고 때론 다투기도 하면서 민족의 동질성을 찾아 가야지 ᆢ그 고난의 시절 빨치산, 국군이 오갔던 그 길을 간다! 어찌 감격치 않으랴!
다시 그 지리산 자락을 가면 가슴에 억울했던 일들을 통곡하듯 토하리 그리운 내 엄마같은 그리운 그 지리산에ᆢ



출처 : 마창 오솔길 산악회
글쓴이 : 미시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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