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그리움따라/경남.부산.울산

[스크랩] 낙남정맥 제4구간 (원전고개~산성산-사립재-딱발고개-선덜재-솔티고개-태봉산 -바락지산-유수재(19Km)

산꾼 미시령 2015. 7. 14. 13:26

<!-BY_DAUM->

은 엄마, 아빠들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 중 하나는 아이를 '놀이 공원'등으로 데려가서 뒤에 몰래

숨었다가 아이들이 되돌아보고 당황하여 엄마아빠를 찾을 때 짠! 하고 나타나서 아이는 울고 엄마는 얼싸안으며

깔깔대고 웃는 행위이다.

  이 때 받는 아이들의 정서적 충격을 ‘발달심리학’이나 ‘성격심리학자’들은 비유하기를 우리가 한밤 중에

캄캄한 공동묘지에 홀로 남겨진 때의 충격보다 더 큰 충격을 아이에게 주는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경고한다.

 

  부모들은 매주 놀이공원 가서 좋은 부모소임을 다했다고 하겠지만

이런 일을 매주 벌이면 점점 아이의 성격형성에 독약이 되어 ‘지지불안’, ‘분리불안’이나, ‘폭력적 성격’형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山行!

  낯 설고 물 설은 지방, 그것도 골 깊고 봉우리 큰 산을 걷노라면 이 아이처럼 누구나 정서적 불안을 느끼기에

좋은 산행 동행자의 필요성이야 더 말하여 무엇 하랴!...

그러나 주변머리 없어 옆 사람에게 말 붙이는 것조차 잘 못하는 저로서는 홀로 산행 할 때가 많으며 그러다

보니 늦으면 어떻하나 하는 불안으로 서둘게 되고 그렇게 서둘러 와 보면 아무도 도착 하지 않을 때가

허다하다.

  행여 어쩌다 인사를 나누고 동행 해야겠다 싶으면 그 때부터 자기의 찬란한 어제와 오늘의 경력 자랑, 자녀들을

얼마나 훌륭히 공부시켰나, 얼마나 재산을 소유했나, 더 나아가 얼마나 많은 산행 경력이 있는가를 쉴 새 없이

말하는 것을 두어 시간 듣는 일은 고역중의 고역이다.

 

  동행자를 갖지 못함은 내게 가장 큰 단점이 있기 때문이지만 오늘도 욕심은 산행 능력도 비슷하고 조용히

산행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좀 더 넓힌다면 ‘로버트 프로스트’의 ‘‘노란 단풍든 숲 속에 두 갈래로 갈라진

길이 있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 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이어지는 내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담소를 나눈다면 참 좋겠는데... 그리고 그 동행자가 기왕이면

‘냄새나는’ 남정네보다는 향긋한 이성 동행자이면 더욱 좋겠는데 ㅎㅎ.. 이렇게 꿈이 야무지니....

 

  을미년 첫 산행, 낙남정맥 4구간은 원전고개~산성산-사림재-별악산-선덜재-솔티고개-태봉산 -

바락지산- 유수재(약 19km)이다

  종주(縱走)의 사전적 의미는 ‘능선을 따라 산을 걸어, 많은 산봉우리를 넘어가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능선을 따라 산을 걸어서...” 라는 거다.

  그러나 낙남을 걸어보면 산을 갈라 도로가, 능선을 가로질러 농지가 만들어지고 맥을 파내어 물길을 내고...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의 원리가 무색하다. 우리 보존회의 책임과 역할을 더욱 실감한다.

  하지만  이것도 교만이리라 설령 1대간 13정맥이 없다한들 내게 있어 무슨 문제겠는가? 생태계가 파괴되어

지리산에 반달곰이 없다한들 지리산이 智異山이 아니겠는가?

 

 종주랍시고 우리가 이렇게 억척스럽게 이 길을 헤쳐가지 않은들 산이 어딜 가겠는가? 산에 오지 않는다고

 산이 우리를 나무라겠는가?...... 좀더 조용하고 엄숙하게 그리고 감사하면서 오늘도 걷는다.....

 

 

  원전고개, 경전선과 4차선 국도가 통과한다. 여기서 단체 사진을...

 

    

 

     A코스 동행자 5명이다. 종주를 다짐한다.

 

  마을회관앞에 설치된 ‘메일박스’ 우편 집배원이 좀 편하리라.

 

     경전선 철길을 넘어 만난 ‘오량동마을’ 아늑하고 조용하다

 여기서 돌고이재는 14.84/ 솔티고개는 14.60..그러니까 여기가 중간인 샘이다.

 

   우리 보존회... 할 일이 참 많다.

 

   이제 본격적인 산행시작이다.

 

   힘 내서 올라가자

 

   지리산 쪽을 아쉼으로 돌아본다. 하동을 완전히 지나고 사천을 가고 있는 중이다.

 

   여기가 지도에 나오는 '사립재'인근인가 보다 이것을 보니..

 

   시그널들이 화려하다.

 수많은 재와 산들을 넘나들고 이정표가 없어 어느고개가 어느고갠인이 구분이 안간다.

여기가 ‘딱발고개’란다. 길이 없어지고 급격한 낭떨어지..겨우내려오니 큰 철조망에 갖혔다.

 

 

   오래전 신병교육대에서 철조망 통과방법의 ‘각개전투’훈련에서 ‘위로 통과’, ‘밑으로 통과’ ‘옆으로 통과’등을

배웠다.  오늘은 ‘수로통과’를 한다 엉덩이가 크거나 키가 크면 불편하겠다. 모자도 베낭도 체면도 내려놓고...

지나가던 트럭 운전사가 한참을 웃는다.  인생길에도 이런 겸손케 하는 계기가 있으리라.

 

   한참을 올라 잘 가꿔진 함안'조씨"묘소에서 점심을 먹는다.

 

  부인이 둘이다. 일행과 한 참을 논한다 가운데가 주인일까 오른쪽이 주인일까?

 그럼 첫째 부인는 오른쪽인가 왼쪽일까?

 

  넘을 산이 아득하다.

 

  오르고 내리고 수도없고 이름도 모르겠다...

 

  이윽고 만난 선덜재... 공사가 한참이고 여기서 지나온 돌고이재는 24.73/ 솔티는 4.5...

 공사중인지 이정표가 넘어져 있다.

 

   선덜재. 여기부터 B코스의 시작이다 종점 유수재까지는 9Km다. 큰 공사가 진행중인데 사천의 ‘곤양면’과 ‘곤명면’의 경계란다. 맥이 맥없이 끓어지는 허탈감.

 

  모든 산들이 구분이 안간다 조망도 없고... 그렇게 걷는다.

사유지가 많고 길이 끊겨 되돌아오길 여러번...그렇게 간다.  

 

   '진주내동공원묘원'  엄청 넓다는 느낌.

 

   저 멀리 마루금이 '와룡산'일까 남해 어디일까?  그리움이 몰려온다 문득...

 

   이렇게 좋은 길만  있는게 아니다 인생길이 그렇듯...

 

 어딘가 봄이 오겠지 땅 속에...

 

    솔티고개...‘진양호캐리비안’ 과  옛날짜장집. 약국있고,  4차선 국도도 통과한다.

 

      많이 걸어왔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여기도 포근하다.

 

 옛 솔티인가보다.

 

   봄이온다.. 봄이...

 

 

 

            큰 산을 넘고 나니 정겨운 플라타너스 나무와 ‘애향비석’을 만난다. 읽을 시간이없다.

 

 

     다시 시작이다 옥녀봉 쪽으로...

 

    다시 고개를 넘고...

 

   같은 모습인듯하다.

 

      옆으로 진양호가 보인다. 오면서 진양땜이 언제 완공이었냐로 다툰다.

 일제강점기 시작하여 중단된   것을 1962부터 시작하여 7년후 완공이란다.

 

   태봉산이란다....

 

  마지막으로 내려간다.

 

   유수재..내려간다.

 일제강점기, 이땅에 남긴 상처가 한 두 개랴마는 ‘산자분수령’을 어긴 예가 있으니 그것이 남강물을

홍수범람 이유로 산을 짤라 사천만으로 흐르게 한 것이 ‘가화강’이다.

 오늘 종주 마지막인 유수재그 시작이다. 

 

   마지막 내려선 정동마을...

 

     경전선... 어느핸가 중리역에서 차를 타고 목포까지 다녀왔다 느림의 미학...

 그러나 이 철로도 빠른 길로 인하여 철거된단다... 인근에 '유수역'이 있다.

 

   송산 대장님 내외... 나이 차가 15세는 나는 것 같다 (순전히 내 주관적 생각이다ㅎ)

 

   새로 보존회 회장님으로 선임된 박두정님이다. 열정과 능력이 대단하다.

 

 

 

출처 : (사)낙남정맥보존회
글쓴이 : 미시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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