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나의 이야기

[스크랩] "날 닮은 꽃" -어느 내담자의 글

산꾼 미시령 2015. 7. 14. 12:01

 

붓꽃을 좋아합니다.

어느날 산에서 무리지어 피어 있는 붓꽃을 파서 마당에 심어놨더랬어요.

해마다 점점 번지더니 봄이 되면 어찌그리 이쁘게 피어나던지...

 

올 봄도 어김없이 붓꽃이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할 즈음...

일을 하다 마당을 내려다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텅 비어버린 마당 한쪽,,,,

붓꽃이 있어야 할 그 자리.......

그 곁에는 남편이 아무일 없다는 듯이 텃밭을 돌보고 있었습니다.

 

그 절망감......

어쩜 나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아무 준비도 안되어 있는데....

늘 그랬지...

개장사 아저씨가 와서 큐티를 데리고 갈때도....

 

자기 삶도 자기가 주인,

내 삶도 자기가 주인,

아이들의 삶도 자기가 주인...

 

왜 파냈느냐고 물으니

아무 쓸모없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나는

내가 느끼는 이 절망감, 분노를

그 사람에게 말하지 않습니다.... 

 

공감과 수용이 필요한 사람은

나의 내담자가 아니고 내가 먼저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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